사람도 급한데 이젠 동물까지?…英정부 vs 동물보호소 ‘충돌’
입력 2021.08.28 09:01
수정 2021.08.27 15:26
최근 고국을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영국에선 유기 동물 구출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더 타임스는 아프간에서 돌보던 유기견과 유기묘 약 200마리를 데려가겠다는 동물보호소 측과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갈등이 지속되자 결국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월러스 장관은 동물보호소 운영자인 폴 파딩이 새치기를 하려 했던 사실을 비난하며 아프간 구출 작전에서 가장 최우선 목표는 애완동물이 아닌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을 정리해보자. 아무도 비행을 막지 않았다. 돕지 않겠다고 말 한 적이 없다. 난 아무도 새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파딩 측과의 갈등으로 인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인명구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이 아프간 탈출을 돕는 국방부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영국 해병이었던 파딩은 아프간 복무 후 카불에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다가 최근 현지 상황이 혼란에 빠지자 다시 아프간 직원들과 함께 영국으로 갈 채비를 했다. 또한 그는 여론을 조성해 동물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공군 항공기에 개와 고양이를 태울 수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월러스 장관은 결국 전세기를 이용해 동물들을 데려가도 좋다고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 한 동물보호 운동가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부인 캐리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존슨 총리는 개별 사례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