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책] 코미디언 김민경, ‘긴긴밤’
입력 2021.08.23 10:40
수정 2021.08.23 10:40
"저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고 싶죠"
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오늘의 큐레이터 코미디언 김민경
◆오늘의 책 ‘긴긴밤’ | 루리 | 문학동네어린이
◆‘긴긴밤’은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가 된다면,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마지막 하나 남은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해야 한다면 어떠할까.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어린 생명이 마땅히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을 찾아 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가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긴긴밤’은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없는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엉망인 발로도 다시 우뚝 일어설 수 있게 한 것은, 잠이 오지 않는 길고 컴컴한 밤을 기어이 밝힌 것은 ‘더러운 웅덩이에도 뜨는 별’ 같은 의지이고, 사랑이고, 연대이다.
◆왜 ‘긴긴밤’을 추천하냐면
“책을 좋아하지만 많이 읽지는 못해요(웃음). 최근에 친한 작가님이 ”그림과 함께 있는 책이라 읽기 쉬울 것“이라며 이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이 책은 코뿔소와 펭귄의 이야기입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안에는 ‘노든’이라는 코뿔소의 인생과 이 노든이 펭귄을 키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과도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오늘의 밑줄
“저기 지평선이 보여? 초록색으로 일렁거리는. 여기가 내 바다야.”
“나도 여기가 좋아요. 여기에 있을래요.”
“너는 펭귄이잖아. 넌 네 바다를 찾아가야지.”
“그럼 나 코뿔소로 살게요. 내 부리를 봐요. 꼭 코뿔소같이 생겼잖아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이리와. 안아줄게. 오늘 밤은 길거든.” (p115)
“세상에 둘뿐인 노든과 펭귄. 외롭지 않게 언제나 함께하자는 펭귄. ‘지금처럼 안정되고 행복하게 살면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그런데 노든은 이야기해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라고, 그리고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다’고요. 지금도 훌륭한 삶일 수 있지만 더 나아가 내가 할 수 있는 일, 더 훌륭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달려 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줬죠. 노든과 펭귄의 우정도 감명 깊었어요. 두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제 옆엔 든든한 가족과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함께라는 든든함이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혼자는 살아갈 수 없죠.”
◆김민경의 한줄 평
“살아가면서 왜 나에게만 힘든 일이 생기는지 자책을 하며 살았어요. 내 사람들이 나를 떠나가는 슬픔, 받아들여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그 때마다 내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그들이 주는 힘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저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