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오페라하우스 지으려했던 '노들섬' 감사한다
입력 2021.08.20 09:53
수정 2021.08.20 09:53
박원순 전 시장과 차별화 꾀하려는 정치적 의도 해석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조성한 용산구 이촌동 한강 노들섬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이달 내로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조성 과정과 운영 실태 등의 적정성을 살펴보는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는 이미 노들섬 운영 위탁업체에도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번 감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들섬 사업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포착한 시정 업무 평가담당관실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 오 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노들섬에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를 조성하려다 무산된 전력이 이번 감사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해 다양한 전시·공연을 할 수 있는 '한강예술섬' 사업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에 추진됐다. 이후 시장 직을 이은 오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역점을 둔 사업이다.
하지만 당시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고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의회 동의를 받지 못하고 6년 넘게 표류하다가 2011년 오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면 중단됐다.
이후 박 전 시장이 '노들섬 포럼'을 꾸려 활용 방안을 논의했고 설계 공모 등을 거쳐 노들섬을 대중음악 공연장과 서점, 음식문화공간, 패션스튜디오, 식물공방, 자연생태숲 등을 품은 현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이 같은 배경과 이유에서 박 전 시장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오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이번 감사에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