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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프리뷰, 반값으로 왔잖아"…김호창의 프로답지 못한 경솔한 변명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8.19 15:21
수정 2021.08.19 15:24

'인서트 코인' 결국 하차

19일 캐스팅 변경 공지

"솔직히 리허설도 원활하게 못 하고 올라갔다. 그리고 프리뷰였다. 반값으로 다들 오셨지 않았나."


배우 김호창이 뮤지컬 '인서트 코인'을 본 관객으로부터 혹평을 받자 꺼낸 변이다. 열악한 상황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책임감 부재만 드러낸 꼴이 됐다.


최근 네티즌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용도 별로고 재미도 없고 캐릭터들도 별로다 호창 배우님은 노래도 하나도 안돼서 듣기 힘들었다. 민희 배우님도 고음 아쉽고 침소리도 자주나고 이선 배우님도 뭔가 아쉽다. 박자도 안맞고 음향도 별로라 가사도 잘 안들리고, 함성은 왜 지르는건지"라고 '인서트 코인' 관람 후기를 적었다.


김호창은 A씨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그는 "첫 공연이었다. 그날 리허설도 못하고 음향 체크도 못하고 부랴부랴 공연했다. 미흡한 거 맞다. 컴퍼니에서 여기 글을 예로 들었다. 이 글로 결국 하차하기로 했다.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적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부족해서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이 글로 인해 하차하기로 했다'며 자신의 하차를 A씨 탓으로 돌렸다.


그것 만으로 부족했는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 글을 게재했다.


김호창은 "그날 첫 공연은 솔직히 리허설도 원활하게 못하고 올라갔고 프리뷰였다. 반값으로 다들 오시지 않느냐. 내가 첫 공연 잘못한 거 안다. 하지만 세 번째 공연부터는 컨디션이 올라왔고 네 번째 공연 때는 관객들 평도 좋았다. 컴퍼니에서는 첫공 때 각종 비평을 올린 글 때문에 나에게 부족하다고 하더라. 나는 가수도 전문 뮤지컬 배우도 아니다. 연극, 연기 전공인데 왜 나에게 그들과 같은 가창력을 운운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총 23회차 중 4번째 공연을 끝으로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다고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뮤지컬 관계자 실명을 언급하며 "얼마나 잘났기에 내가 별로라고 하냐"고 분노한 뒤 글을 삭제했다.


삭제 후에도 자신의 행동을 지적 받자 김호창은 "내가 뭔 사과를 하느냐. 무슨 공식적인 사과를 하냐. 당신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뮤지컬 팀을 위해 다 내린 것일 뿐이다. 갑질하지 마시라. 당신들이 대단해 보이냐. 당신들 펜질 하나로 지금 몇 명이 피해본 거 알고 있냐. 법적으로 갈까. 글 지웠다고 내가 꼬리 내린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실력이 부족해 지적받은 자신을 반성하기 보다는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 김호창의 태도에 뮤지컬 팬들 반응은 차갑다. 특히 가격 차이를 언급한 발언은 관객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프리뷰 공연이어도 엄연히 관객을 상대로 진행한다.


관객은 금액과 시간을 투자해 완성된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권리이지, 리허설의 문제나 배우들의 컨디션까지 고려할 이유가 없다. 이 과정에서 균열이 생겼다면 혹평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뮤지컬 뿐 아니라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역량이 모자란 배우들은 따끔한 지적을 받는다.


김호창의 "'연극, 연기 전공'인데 왜 다른 뮤지컬 가수와 똑같은 가창력을 요구하느냐"는 말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뮤지컬 공연에 올랐다면 가창력은 예외없이 하나의 평가 기준이다. 본인의 논리대로라면 실력이 부족한 뮤지컬 무대를 스스로 선택하지 말았어야 한다.


'인서트 코인 ' 제작사 엔에이피 엔터테인먼트는 19일 공식입장을 통해 "'계약도 안하고 공연을 했다'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당사는 김호창 배우와 공연 출연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계약금도 지급했다"고 김호창의 말을 반박했다.


이어 "공연 준비 과정에서 충분한 연습 기간을 제공했고 김호창 배우만 단독으로 참여하는 추가 가창 연습 및 레슨 과정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김호창은 '인서트 코인'에서 하차하게 된 이유가 정말 비판적인 관람 후기를 적은 관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본인이 선택해 오른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공연을 보여줬어야 하는 것이 배우의 의무다. 많은 배우들이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김호창은 스스로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 자리를 차지한 배우'라고 말한 셈이다. 여기에 제작사의 반박까지 더해지며 김호창은 사면초가 상황이다.


한편 뮤지컬 '인서트 코인'은 19일부터 28일까지 김호창으로 예정됐던 상원 역은 함께 캐스팅됐던 백승렬, 김대현 등으로 변경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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