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또 '철수'…국민의당, 국민의힘과 합당 안한다
입력 2021.08.16 11:16
수정 2021.08.16 12:24
"국민의힘, 국민의당에 상처 입혀"
"국민의힘만으로 정권교체 힘들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6일 "정당으로서의 활동을 계속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과 합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4·7 재보선을 계기로 불붙었던 야권 통합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8월 중 통합'을 강하게 압박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다만 안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며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선 지지층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야권 통합 논의가 지지층 확대에 반하는 쪽으로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저와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지지층의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 원칙으로 강조해왔다"며 "통합 목적은 중도와 보수가 연합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통합을 위한 논의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외연확대가 중요한 시점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도 포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합당 결렬 책임을 떠넘긴 모양새다.
실제로 안 대표는 "지금 제1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중도층이 아주 많이 계신다. 저희들이 최선을 다해서 그분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고 그분들을 설득하는 정당으로서의 활동을 계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통합 약속을 스스로 저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제 약속은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며 "그것도 역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야권의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통합을 주장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하기 힘든 상황이고, 오히려 그렇게(합당) 되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낮아져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대선 독자 출마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선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며 "우선은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르고 당원, 지지자분들과 함께 논의해서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대표는 이준석 대표에게 합당 결렬 여부를 사전에 전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 "따로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