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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OK·웰컴·JT저축은행, 대출금리 줄줄이 내린 이유?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1.08.13 06:00
수정 2021.08.12 11:39

신용금리 15.8%…1년 새 1.1%p↓

당국, 풍선효과 우려 대출규제 예고

금리인상·대출규제 전 고객 확보

저축은행업계가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지속 인하하면서 대출규제에 앞서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대출 금리를 지속해서 인하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옥죄려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시작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고객과 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금융권에서는 실제 금리가 인상되거나 당국 규제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저축은행간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국내 38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5.7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87% 대비 1.10%p 낮은 규모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16.51%에서 올 1월 16.38%로 낮아졌다.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며 지난 6월에는 15.98%까지 떨어졌다.


모든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내렸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17.22%이던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올 7월말 9.81%로 7.41%p나 내렸다. 이외에 ▲JT저축은행 16.35→14.25%(-2.10%p) ▲OK저축은행 18.58→17.55%(-1.03%p) ▲SBI저축은행 16.43→14.92%(-1.51%p) ▲웰컴저축은행 18.19→17.92%(-0.27%p) 등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금리가 내려가자 저축은행 이용 고객 수가 늘어나 대출잔액은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5조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7조6199억원보다 26.8%(7조3891억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족'들을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했다.


ⓒ데일리안

문제는 이 같은 행보를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저축은행업계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접 제2금융권 대상 가계대출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의 규제차익을 노린 저축은행의 영업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시중은행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여전히 60%까지 가능하다. 고객들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도 자금이 더 필요할 경우 저축은행을 찾아 추가대출을 내왔다. 금융당국은 이런 영업방식을 '풍선효과'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식하고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규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대출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고객 한 명이라도 더 모시자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대로 연 가계대출 증가세를 5~6%로 잡아내기 위해서는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높여 영업을 약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대출이 약화돼 실제 고객이나 대출금액이 줄게 되면 저축은행이 벌 이자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악화될 수익성을 미리 방어하기 위해 신용대출금리를 내려 고객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최고금리 인하로 금리가 일괄 낮아진 것도 있지만 각 은행별로 낮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혹하는 전략을 폈던 것도 사실"이라며 "금리상승 기조와 규제까지 더해 고객 한명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만큼 대출, 예금금리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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