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비전에…키스톤PE-KCGI "쌍용차 회생 최고 적임자"
입력 2021.08.09 11:54
수정 2021.08.09 11:54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年 30만대 이상 파는 회사 만들 것"
"전기차 전환으로 인력 더 뽑아야 할 판…구조조정 계획 없어"
KCGI 강성부 대표 "에디슨모터스 기술력‧비전 신뢰"
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 후보자 중 하나인 에디슨모터스-키스톤PE-KCGI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에 성공할 경우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9일 오전 온라인으로 공개된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쌍용차를 인수해 3~5년 이내에 흑자경영을 이뤄내고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하는 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는 생산시설이 없거나 기술이 부족해서 어려움에 빠진 게 아니고, 전체 인력이나 시설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생산 케파(생산능력)가 연간 28만대정도 되지만 실제 판매는 수 년간 15만대에서 최근 10만대까지 줄면서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돼 적자가 쌓이게 됐다”고 진단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 기존 시설로 내연기관차를 10만대 이상 15만대까지 판매하고, 그 중 하이브리드차도 5만대가량 판매해야 한다”면서 “전기차는 당장 많이 팔수는 없겠지만 연 5만대 정도에서 시작해 점점 늘려 15만대 정도를 판매하도록 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연산 30만대 이상 파는 회사가 되면 경영정상화는 물론, 미래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게 강 회장의 청사진이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인수할 겨우 임직원들과 지역 경제에 대한 보답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 인수 이후 제가 가진 지분에 해당하는 배당금에 대해서는 쌍용차에 대해 사용할 것이고, 임직원 복지와 연봉 향상, 무엇보다도 쌍용차 때문에 고생한 평택시민, 소상공인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가 기존 평택공장을 매각해 발생하는 차익을 평택시에 환원해야 한다는 평택시 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마땅한 결정”이라고 찬성을 표하면서 “평택공장 부지를 개발해서 쌍용차가 바닷가 인근 적절한 위치로 이전하고 남는 개발이익이 있다면 평택시민 위해 쓰여야 하고, 평택공장 때문에 피해를 본 주변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대해서도 자신을 표했다. 그는 “쌍용차를 인수하면 3-5년 이내에 흑자경영 이뤄낼 자신 있다”면서 “흑자경영을 이뤄내면 고생한 임직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헌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요타, 테슬라, 폭스바겐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 만들어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회사로 만들어놓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며 “여러분이 지원해주시고 국민들도 좋게 봐주시고 구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작은 업체가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축했다. 다만 그동안 쌍용차 노조가 지켜온 무분규 교섭은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성부 KCGI 대표는 강 회장과 쌍용차 인수 이후 노조 리스크 및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를 소개했다. 강 대표의 질문에 강 회장이 “전기차로 전환하려면 엄청난 인력이 필요하고,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아야 할 상황인데 무슨 구조조정이냐”고 답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노조는 근로자들의 연봉과 복지 향상을 위해 진심으로 애쓰는데, 회사가 망하더라도 수익 안 나는데 더 많이 받겠다고 하는 노조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노조 리스크에 대해) 염려하지 않고,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6번이나 주인 바뀌면서 어려움 겪은 쌍용차 임직원들이 회사가 잘 되도록 함께 노력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조가 채권단과 맺은 무분규 약속도 지켜 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런 약속이 안지켜진다면 회사 회생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해도 허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무분규에 대한 약속을 사전에 받아야겠다는 생각이고, 그런 약속이 된다면 에디슨모터스의 유상증자, 코스닥, 나스닥, 싱가포르 상장 등 어떤 식으로건 마련된 자금으로 쌍용차를 국제적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기적으로 쌍용차를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강 회장은 “에디스모터스는 모터, 배터리, 자율주행 등 전기차 개발과 관련된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쌍용차를 인수해 규모의 경제가 되고 힘을 합하면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를 구조조정해서 흑자 낼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해외에서 각 지역마다 조인트벤처 해서 30~5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600만대, 1000만대를 파는 회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영민 키스톤 PE 투자부문 대표도 강 회장의 이같은 비전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전기차 전환을 통해 쌍용차를 회생시키고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게 시급한 문제”라며 “에디슨모터스가 가진 비전과 시장에서의 업적을 봤을 때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 KCGI와 손잡고 쌍용차를 부활시키는데 미력이나마 도움 주려고 이 딜에 같이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강성부 KCGI 대표 역시 에디슨모터스로의 인수를 통한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3000억 적자내는 회사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고,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의 사업 모델이 필요한데, 강영권 회장의 에디슨모터스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강 회장으로부터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게 해서 기존 문제점들을 일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듣고 동의하면서 투자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조합의 강점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꼽았다.
쌍용차는 자본력이나 브랜드파워가 약한 데다 미국,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은 만큼 글로벌 업체와 제휴나 변화에 있어 유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랜 전기차 생산 경험을 가진데다, 화재 사고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검증된 기술력을 갖춘 에디슨모터스의 강점을 더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강 대표는 “전기차는 수요가 견인하는 시장으로, 2035년이 되면 9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면서 “전기차 시장을 보면 레거시(과거의 실적)가 없는 회사들이 더 잘한다. 테슬라, 비야디(BYD)와 같이 지금 전기차 시장을 휩쓰는 회사들이 어떤 레거시가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쌍용차의 입지적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평택만큼 인프라가 잘 구축되고, 주변에 많은 기술인력과 공급망 있는 곳도 없다”면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전기차를 지원할 수 있는 많은 회사들이 많이 위치해 있고 에디슨모터스가 이를 잘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