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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김광석·김현식·신중현의 목소리가 당신을 위로합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8.06 14:01
수정 2021.08.06 13:31

'주크박스 뮤지컬' 연이어 다시 무대에 올라

'광화문연가' '사랑했어요' '미인' 등 뮤지컬 관객들 만난다

ⓒCJ ENM

“뮤지컬 연출을 20년 넘게 하면서 깨달은 건, ‘아름다운 음악’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


뮤지컬 ‘광화문 연가’ 이지나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음악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 최근 많은 미디어에서 추억의 명곡들을 다시 살려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과거의 명곡을 현 세대의 감성으로 노래하는 뮤지션을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 과거의 명곡을 다시 부르는 리메이크 앨범, 심지어 AI로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들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도 나온다.


뮤지컬계에서도 추억의 음악들이 다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가객’ 김광석(1964~1996)이 부른 곡들을 모은 ‘그날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먼저 관객들을 만난 것에 이어 고(故) 이영훈(1960~2008), 고 김현식(1958~1990), 신중현(1938~) 등 한국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명곡들을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 소식을 전했다.


먼저 지난달 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2017년 초연 이후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1980~90년대 대중음악을 장악하며 대한민국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했던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토대로 더욱 트렌디하게 곡을 다듬어 이야기를 입혔다.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 작품은 초연 당시 단 4주 만에 10만 곽객을 동원, 전석 매진의 신화를 이뤘고, 2018년 재연 역시 ‘젠더프리 캐스팅’ ‘싱어롱 커튼콜 열풍’을 이끌며 흥행했다. 이번 시즌에는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 차지연, 김호영, 김성규 등이 출연하고 있다.


사랑을 노래했던 ‘음유시인’ 고 김현식의 노래도 무대에 오른다. 이달 14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연인의 사랑,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까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며 이 시대에 저마다의 사랑과 아픔을 간직한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사랑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처럼 음악처럼’을 비롯해 이번 재연 공연에 추가된 ‘내 사랑 내 곁에’까지 감성적인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말로 대중을 사로잡은 고 김현식의 명곡들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각색된 대본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진한 감동을 안길 계획이다. 이번 재연에는 조장혁, 고유진, 홍경인, 세븐, 박정혁 등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내달 15일부터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미인’은 한국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신중현의 명곡을 만든 뮤지컬이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극장 하륜관을 배경으로 신중현의 ‘미인’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등의 명곡을 통해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힘은 단연 음악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음악만 기억되면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음악이 가지는 힘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신세대에겐 새로움을 안겨줄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관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포맷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제작 환경이 어려워진 뮤지컬계에선 주크박스 뮤지컬이 효자 역할을 한다고도 말한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작품 보단 이미 대중에게 검증을 받은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흐름이다. 특히 주크박스 뮤지컬의 경우는 이미 많은 대중들에게 인증을 받은 명곡들을 넘버로 쓰는 만큼 안정적인 선택지”라며 “더구나 최근 미디어는 물론 각 분야에서의 레트로,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음악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추억의 노래들이 드라마와 어떻게 엮이는지 보는 재미가 있는 동시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음악의 무게에 짓눌려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허술해지는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한 예로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지난 초연 당시 혹평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다만 이번 재연에서는 초연 당시 지적됐던 부분들을 대폭 수정, 보완한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번 재연 공연에서는 총 10곡에 대한 편곡이 진행됐고 새로운 넘버이자 고 김현식의 대표곡인 ‘내 사랑 내 곁에’가 추가됐다. 수년에 걸쳐 이야기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크박스 뮤지컬의 약점을 보완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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