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장외거래 시작…카뱅 흥행 잇는다
입력 2021.08.04 06:00
수정 2021.08.03 11:54
다음 달 비상장주식 거래 개시
카뱅, 장외시장서 11만원 돌파
"사업·물량 등 비슷해 흥행 전망"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이 장외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면서 카카오뱅크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인터넷은행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은데다, 시장에 풀리는 주식 물량이 제한된 만큼 거래 호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장외시장 흥행이 회사의 흑자 전환과 맞물리는 2023년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15일부터 일반 투자자들은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거래는 일부 비상장주식 사이트에서 가능해진다.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케이뱅크 주식 물량은 307만6923주다.
금융권에서는 장외시장에 데뷔할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의 모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6~27일간 진행된 일반 공모주청약에서 58조302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성공이 예상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실제 IPO전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식이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경험이 있어서다.
비상장주식 거래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최고가는 11만2000원이다. 처음 비상장시장에 상장된 가격인 5000원 대비 2140%(10만7000원) 폭증한 규모이며, 사상 최저가인 5만5500원을 101.8%(5만6500원) 상회하는 수치다. 최고가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시가총액은 한때 45조8808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은행주 가운데 가장 큰 시가총액을 보유한 KB금융(23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사업구조와 주식유통구조를 갖고 있어 장외시장에서 흥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케이뱅크 주식 307만6923주는 전체 물량인 3억7261만8228주의 0.82%에 해당한다. 장외시장에 풀린 카카오뱅크 주식 규모인 1.32%를 하회하는 수치다. 장외시장은 매수·매도호가로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유통 주식수가 적을수록 가격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급성장에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잠정 당기순이익이 3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7년 4월 출범 이후 4년여만에 사상 첫 흑자를 시현했다. 출범 1년 반 만인 지난해 1136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사업성과가 현실화되면서 케이뱅크의 향후 성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케이뱅크의 주식거래와 성장세가 오는 2023년으로 예정된 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모회사인 KT그룹의 기업가치 상승과 함께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상장 사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확충과 수신잔액 확보로 대출 성장 발판을 마련한 케이뱅크의 흑자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모델에 따라 오는 2023년 케이뱅크가 실제로 상장하게 된다면 자사는 물론 모회사인 KT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