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여정 담화에 노코멘트...“연합훈련은 한미 양국 결정”
입력 2021.08.02 11:19
수정 2021.08.02 11:20
통일부 “특별히 논평할 것 없어...지혜롭게 유연하게 대처”
전문가 “北 메시지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긴 호흡 가져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모든 결정은 상호 합의에 따를 것”이라며 한미 양국 의지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반복적으로 중단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비도발적·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밝혀 왔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여부를 묻는 서면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입장에 코멘트하지 않는다”면서도 “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의 결정”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날에도 8월 연합훈련 조정에 대해 “미한연합사령부 정책에 따라 우리는 계획돼 있거나 실시된 훈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병력 보호는 미한연합사령부 제1의 우선순위다. 모든 미-한 훈련은 한국 정부와 한국 질병관리청의 코로나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며 “미-한 동맹은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남북은 약 1년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며,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미연합훈련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이후 줄곧 중단 또는 축소된 형태로 실시돼왔다.
국내에서는 이미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된 상태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요구에 끌려가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는 여론 등이 나오고 있다.
또한 북한 측 메시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과 대전략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남북화해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는 있겠지만 완전 중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을 설득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할 필요 없이 예정대로 진행하고, 연합훈련 이후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그때 본격적인 남북방역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2일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특별히 논평할 것 없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통일부는 한미연합훈련이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조성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지혜롭게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고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