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2600만원 바흐 숙소, 선수들 골판지 침대와 너무 비교됩니다"
입력 2021.07.29 12:35
수정 2021.07.29 12:45
바흐 위원장, 초호화 호텔 숙박 중
실내 가구·요리사 등 개별적으로 준비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연일 골판지 침대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가 현재 일본에서 초호화 호텔에서 묵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본 주간현대는 최근 "도쿄 올림픽이 IOC 귀족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것 같다"며 바흐의 일본 생활을 집중 조명했다.
현재 바흐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도쿄 중심부에 있는 오쿠라 도쿄의 임페리얼 스위트룸으로 1박에 250만엔, 한국 돈으로 2500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바흐는 숙박뿐만 아니라 실내 가구를 IOC 측이 가져온 것으로 바꾸고 요리사도 외국에서 따로 초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오쿠라호텔은 손님의 개인정보라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IOC 규정에 따르면 위원장에게 제공되는 숙박비는 최대 1박에 4만400엔(한화 약 43만 원) 정도이기 때문에 나머지 금액은 일본 측이 부담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3월 경비는 1조6440억엔(16조 4400억원)이며 이 가운데 IOC 간부들의 접대비를 포함한 대회운영비가 7310억엔(7조 3100억원)이나 된다. 호화 접대의 비용은 고스란히 일본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불되는 것이다.
골판지 침대, 욕실서 손빨래…선수들은 불편한 생활 중
이와 달리 선수들은 열악한 선수촌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개막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골판지 침대는 물론 서구인의 체형에 맞지 않은 낮은 천장의 화장실, 3개뿐인 세탁소 등 시설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역도 국가대표 진윤성 선수는 지난 27일 골판지 침대의 프레임이 찢어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진윤성 선수는 "일주일만 더 버텨봐…, 시합까지만"이라고 덧붙이기도.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럭비 대표팀 선수 코디 멜피는 최근 자신의 틱톡을 통해 선수촌 욕실에서 직접 빨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멜피는 직접 빨래 후 세탁물을 베란다 건조대에 널어놓으며 "세탁물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직접 하면 된다"며 "어떤 세탁물은 되찾는 데 5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게시된 지 며칠 만에 조회수 140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불만을 터뜨린 선수는 멜피 뿐만이 아니다.
영국 조정 대표팀 선수 조슈 뷰가스키도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 올림픽 선수촌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세탁 대기줄이 너무 길다는 거다"라고 했다. 러시아 배구 대표팀 소속 이고르 클리우카도 인스타그램에 세탁소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 올렸다. 중국계 미국인 배드민턴 선수 베이웬 장도 23일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선수촌에 세탁소는 3개뿐이며, 세탁물을 돌려받기 위해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선수촌 내 세탁소는 빨래를 맡길 때 등록한 바코드를 찍으면 직원이 창고에 들어가 그와 일치하는 바코드 꼬리표가 달린 세탁물 짐을 찾아 전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창고에 세탁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바코드 꼬리표를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세계 최고 선수들에게 저런 푸대접이라니" "선수촌 시설 최악이다" "저렇게 운영할거면 하지말지" "손빨래 하는 선수들 피곤하겠다" "최악의 올림픽일 듯"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