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웃음포인트’ 라인업, 일본식 개그의 매력!
입력 2008.02.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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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와 김구라의 미묘한 감정 흐름, 김용만과 신정환의 신경전 등 SBS 생계 버라이어티 <라인업>은 ‘섬세한’ 재미가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아직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 스타일을 낯설게 느낀다. 정해지지 않은 포맷의 대명사 <무한도전>보다 매주 포맷이 들쭉날쭉 바뀌는 <라인업>의 변화의 차이가 크기 때문.
또 ‘친한 친구들과의 우정 여행’이라는 KBS 2TV 로드 버라이어티 <강호동의 1박 2일>과 캐릭터로 승부하는 MBC 리얼 버라이어티 <무한도전>과 비교해 SBS <라인업>은 구체적인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식 섬세한 웃음 이해하자!
기상천외한 벌칙게임으로 신선함을 주고 있는 <라인업>은 지난 주 16일 ‘세계의 민속놀이’편을 기점으로 시청률도 급격히 떨어졌다.
문제는 앞서 9일 방송된 <라인업>-‘여대생 방 구하기 프로젝트’편 이후 당한 상처라 충격의 강도가 크다는 점이다. <여대생 방 구하기 프로젝트>는 라인업만의 독특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 준 작품이었다.
여대생 방 구하기 프로젝트란, 이경규 라인(김구라ㆍ이윤석ㆍ붐)과 김용만 라인(신정환, 윤정수, 김경민)이 두 편으로 갈려 지방에서 올라 온 경희대 입학생의 자취방을 구해주는 시리즈(?)다.
이경규는 자기진영의 김구라, 이윤석, 붐을 향해 “나부랭이들”이라 폄하하며, 나부랭이들이 자신의 수준 높은 개그철학에 대해 존경심을 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나이순 2인자’ 김구라가 이경규의 높아진 콧대를 눌러주기 위해 반발하는 등 김구라를 중심으로 한 이윤석, 붐의 서열 파괴 쿠데타가 섬세한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김용만 라인은 ‘대장’ 김용만과 ‘대장 오른팔’ 신정환의 묘한 신경전이 인상적이었다. 김용만은 신정환에게 잔심부름을 시켰지만, 신정환은 말을 듣지 않았다. 또 두 사람은 따뜻한 햇살 아래 자리 잡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는 등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4차원 캐릭터로 자리잡아가는 ‘김경민’은 혼자만의 독백개그로 유명한 ‘윤정수’와 짝이 됐다. 두 사람은 김용만과 신정환이 방 안에서 짬짜면을 먹을 때, 여대생 자취방과 경희대학교 간 도보 소요시간을 측정하는 노동 중이었다.
두 사람은 <라인업> 안에서 김용만, 신정환보다 부각되지 못해(편집 희생) 늘 불만이라는 콘셉트를 갖추고 있다.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은 일본식 섬세한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다운타운 콤비 하마다 마사토시 - 마츠모토 히토시의 만담개그처럼 치밀한 코미디를 펼치고 있는 것.
특히 이경규는 일본 개그맨 계의 형님(?) 하마다가 연상된다. 하마다가 몰래카메라 시리즈에서 후배 개그맨들과 프로레슬링 도중 화를 내는 일품연기는 이경규의 윽박지르기 개그와 묘하게 닮았다.
이경규는 자신만의 매력적인 콘셉트(다혈질적인 면)를 라인업 내에서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김용만과 개와 고양이처럼 으르렁대면서 서로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제2의 재치만점 주병진으로 통하는 ‘김구라’가 가세하고, 4차원 캐릭터 김경민, 넉살 좋은 붐, 국민약골 이윤석, ‘말빨 좋은’ 신정환, 인상 좋은 윤정수가 라인업만의 매력을 살려주고 있다.
대다수 시청자들이 MBC <무한도전> 파워에 시선이 닿아있는 현재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은 분명 과도기다.
무한도전은 하하의 군복무(공익요원)로 일정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청률 30%대로 끌어 올린 고정 팬들의 힘이 막강하다. 23일에는 무한도전 제작 역사상 최초 심오한 이야기-인도 원정 촬영 편도 방영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라인업의 부진은 부각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청률 통계가 전부가 아니다. 라인업은 조용히, 점진적으로 전진하고 있다. 섬세한 웃음 포인트에 매력을 느낀 팬들이 SBS <이경규 김용만 라인업>을 시청률 상승곡선으로 인도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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