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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태권도, 끊이지 않는 ‘발 펜싱’ 논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7.28 00:18
수정 2021.07.28 07:17

전자 호구만 노린 채 툭툭 치는 허무한 타격

대회 내내 화끈한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어

'발 펜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태권도. ⓒ 뉴시스

올림픽 태권도가 ‘재미없다’라는 혹평과 함께 종주국인 대한민국이 ‘노 골드’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마지막 금메달 도전에 나섰던 이다빈(24, 서울시청)은 27일 일본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여자 80kg초과급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카 만디치를 상대로 7-10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태권도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매 대회 금메달을 수집해왔다.


2000년 대회에서는 금3, 은1을 획득했고, 문대성의 환상적인 뒤돌려차기가 나왔던 2004년 아테네에서는 금2 동2,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출전한 4개 종목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극강의 모습을 이어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여자 67kg 이하급의 황경선이 유일한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2012년 리우 대회에서 다시 금2, 동3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태권도가 전 세계 보편화된 스포츠가 되면서 상향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졌고 한국 선수들도 금메달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번 도쿄 올림픽서 금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하는 참사가 벌어지며 은1, 동2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발 펜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태권도. ⓒ 뉴시스

한국의 ‘노 골드’만큼 봉착한 문제는 흥행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 각각 4종목씩 총 8개 체급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인기를 불러일으킬 화끈한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세계태권도연맹은 일찌감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고, 무엇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전자 호구를 착용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특히 전자 호구는 가뜩이나 심각한 사안이었던 ‘발 펜싱’ 논란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선수들은 강한 타격을 하는 대신, 오로지 점수만을 얻기 위해 상대의 전자 호구만을 툭툭 건드리는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경기가 남자 80kg초과급 준결승에 나섰던 인교돈이다. 당시 인교돈은 종료 직전 돌려차기로 상대 안면을 가격했다. 하지만 발이 호구에 정확히 닿지 못하며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 촌극이 펼쳐지고 말았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향후 올림픽에서 외면 받는 종목이 되지 말란 법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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