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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임협 잠정합의안 부결…경영정상화 '빨간불'(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7.27 17:07 수정 2021.07.27 17:07

한국GM 노조, 임협 잠정합의안 부결…반대 51.2%

노사 여름 휴가 이후 재협상 전망…노조 파업 시 경영정상화 '빨간불'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노동조합원이 걸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집행부와 사측이 도출한 임금협약(임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임협 타결 불발로 한국GM의 하반기 경영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7633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임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반대 3441표(51.2%)로 부결됐다. 찬성표는 3258표(48.4%), 무효표 28표(0.4%)였다.


한국GM 노사가 14차례 교섭을 거쳐 마련한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일시·격려금의 경우 합의안 타결 즉시 250만원을 지급하고 올해 12월 31일자로 나머지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었다.


구조조정 우려가 제기된 인천 부평2공장에 대해선 최대한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시장 수요와 신차 출시 일정을 고려해 현재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한국GM 사측은 또 경남 창원공장의 M400(스파크)과 차량 엔진의 생산 연장 가능성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북 군산공장 폐쇄로 무급휴직하다가 복직(전환배치)된 조합원에게는 휴직 기간의 개인연금 회사부담금 4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잠정합의안에 포함했다.


김성갑 노조 지부장은 26일 소식지에서 "3년간 지속된 임금동결 시대를 마감하고 일정 수준의 일시금을 확보했다"면서 "군산공장 전환배치자의 원상회복 요구안 중 2020년 기숙사 및 사원아파트 문제 해결과 장기근속 금메달 지급 합의, 2021년 미지급된 개인연금 지급 합의를 이뤄냈다"고 호소했으나 부결을 막지는 못했다.


업계는 지난해와 달리 하루 부분파업을 제외하고 별다른 쟁의행위 없이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되면서 여름 휴가 전 타결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번 잠정합의안을 놓고 기본금 인상폭과 일시금 액수가 부족하다는 내부 기류가 형성되면서 전체 조합원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가 수용한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및 성과급(인당 1000만원 이상) 지급 수준이 한국GM의 제시안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는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평 1·2공장과 창원공장 미래 생산 계획과 관련해 사측이 향후 생산 일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는 올해 임협을 타결하기 위한 재협상에 돌입해야 한다. 다음주 휴가가 예정된 만큼 재교섭은 그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낸 데다 올해도 생산차질 등으로 적자가 불가피해 보여 큰 폭의 임금 인상은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더 나은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해 파업을 무기로 삼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쟁의 조정 중지 결정과 함께 총파업 관련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한 상태다.


지난 21일에는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등의 요구를 사측이 거부했다며 전반조와 후반조 각 2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이 같은 '노조 리스크'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경영정상화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3만3160대로 전년 상반기와 비교해 19.3% 감소했다.


더욱이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8만대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손실 규모는 불어날 수 있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 2월부터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였고, 4월에는 1주일간 부평 1·2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창원공장과 부평2공장은 아직까지도 절반만 가동중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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