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팀 협약식'까지 파투?…李-李 전쟁에 취지 무색

黨선관위 경고도 안 통하는 사생결단 전면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후보 간의 사생결단식 전면전으로 흐르면서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와 개입이 먹히지 않고 있다. 당 선관위는 네거티브를 자제하기로 약속하는 '원팀 협약식'을 개최한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후보 간 공격의 소재가 되면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관위는 오는 28일 민주당사에서 민주연구원과 공동 주관하는 '원팀 협약식'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6명의 후보(이재명·김두관·정세균·이낙연·박용진·추미애, 기호순)가 모두 참석해 공정 경쟁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자리다. 박정희 찬양, 노무현 탄핵, 적통 경쟁, 백제 발언으로 대표되는 지역감정 조장 등 후보 간의 네거티브가 선을 넘자 선관위가 중재의 장을 마련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캠프가 돌연 명백한 흑색선전의 경우 당이 강하게 캠프 및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을 협약문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낙연 캠프가 반발하면서다. 두 캠프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대면이 불편해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섯 명의 후보 중 한 명이라도 강하게 반대하면 그대로 진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파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원팀 협약식'마저 공격 소재로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팀 협약식'과 관련해 "고의적인 사실 왜곡이나 조작, 사실에 근거한 검증이 아닌 명백한 흑색선전의 경우 당이 강력하게 해당 캠프나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을 협약문에 반드시 포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이낙연 캠프를 겨냥해 "예를들어 지역차별 발언 의혹 제기를 하고 망국적 지역주의에 의해 우리 캠프 후보가 억울한 평가를 받고 있다면 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하지 않겠냐는 방어적 얘기"라며 "부당하게 맨손 싸움에서 칼로 공격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방패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캠프나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을 협약문에 넣자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작 이재명 후보는 탄핵에 반대했던 이낙연 후보에게 '내가 보기에는 찬성표를 던진 거다, 본인도 그렇게 행동과 말로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언론을 통해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도 공무원 선거개입, 영남 역차별, 탄핵 반대, 백제 발언, 경기도지사 공관 만찬 등이 단순 흑색선전인지 아니면 정당한 검증인지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선관위와 이재명 캠프에 공개적으로 '대리인 1대1 토론 등 사실 검증 시간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이날 각 캠프 총괄본부장을 호출해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상호 공방을 중단하기로 합의를 이뤘다"고 했으나, 비슷한 시각 합의 내용에 반하는 후보들의 행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백제 발언'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 인터뷰 당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들으시고 판단하시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네거티브 자제)이 캠프에 전해지고 공감대가 이뤄지는 데 하루 정도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