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 분유에 신경과 약 탄 돌보미…"아기 잠 안자서 홧김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재판부 "죄책 무겁고 용서받지도 못해"

"범행 자백하면서 잘못 반성…다행히 아동 이상없는 점 고려해 양형"

생후 16개월 된 아이에게 약을 탄 분유를 먹이려한 육아 돌보미가 유죄를 선고 받았다.ⓒ게티이미지뱅크

새벽에 잠을 안 자고 운다는 이유로 16개월 아이에게 신경과 약을 분유에 타 먹이려 한 50대 육아 돌보미가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김진원 판사)은 23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육아 돌보미 A(5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사회봉사 160시간,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오전 3시 45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주거지에서 생후 16개월인 B군이 새벽에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홧김에 자신의 신경과 약을 분유에 타 먹이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과거 뇌전증으로 신경과 병원에서 처방 받아 복용하던 약을 4분의 1가량으로 조각내 분유통에 넣었고, B군에게 2차례나 강제로 먹였다.

분유에 탄 약은 간질이나 부분 발작 등을 진정시키는 '항전간제'로 공황장애 등이 일어났을 때 먹는 '항불안제'로도 사용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일부터 B군 집에서 함께 숙식하는 돌보미로 고용됐으며 일을 시작한 지 닷새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보모였던 피고인은 생후 16개월인 피해 아동이 새벽에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항불안제인 약을 분유통에 넣어 먹이려고 하는 등 신체적 학대 행위를 했다"며 "범행 내용을 보면 죄책이 무겁고 피해 아동의 부모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다행히 피해 아동이 약을 탄 분유를 먹진 않았고, 신체에 별다른 이상이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은 고려해 양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