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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오디션도, 범죄 예능도 미지근…트렌드 따라잡기 쉽지 않은 KBS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7.23 09:08
수정 2021.07.23 09:13

‘새가수’·‘표리부동’ 최근 론칭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화제성

ⓒKBS

과거 명곡들을 소환하고, 범죄를 예능 문법에 적용하는 등 요즘 방송가에서 핫한 키워드들은 모두 선보이고 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KBS가 최근 론칭한 프로그램들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KBS2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이하 ‘새가수’)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70~90 명곡을 2021년 감성으로 다시 살릴 새 가수를 찾는 프로그램으로, 배철수를 비롯해 이승철, 김현철, 정재형, 거미, 솔라, 강승윤 등 걸출한 스타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SBS ‘라우드’부터 JTBC ‘슈퍼밴드2’,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방과후 설레임’까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다시금 쏟아지는 상황에서 KBS도 새로운 콘셉트로 이 흐름에 합류했다. 여기에 과거 명곡들의 재해석에 초점을 맞춘 ‘새가수’는 최근 불고 있는 역주행 돌풍에도 힘을 싣지 않을까라는 기대감까지 안고 시작했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반응은 애매했다. 과거 명곡들을 뛰어난 실력으로 소화해낸 참가자들을 향한 관심과 칭찬은 있었지만, 같은 방송사의 다른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의 아마추어 버전이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의 새로운 해석이 가미된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는 특별한 차별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2회까지 방송된 현재까지도 전개가 지나치게 느리고, 편집은 늘어져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긴장감이 필수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지루하다’는 평가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예능의 새 트렌드가 됐다는 범죄 예능 역시도 KBS에서 만큼은 반응이 미지근하다. SBS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리즈와 tvN ‘알쓸범잡(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이 범죄 이야기를 예능에 녹여내면서 인기를 얻은 이후, KBS도 최근 표창원, 이수정의 범죄사건 재해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표리부동’을 론칭했다.


지난 7일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현재 시청률은 2%대와 1%대를 오가며 고전 중이다. 화제성이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평가 면에서도 이렇다 할 특별한 반응을 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KBS

이 역시도 차별화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인에게 친근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새로운 콘셉트로 신선함을 선사한 ‘꼬꼬무’ 시리즈와 범죄 전문가와 물리학자와 영화감독, 법무부 법무심의관 등 다양한 직업군을 통해 이야기의 풍성함을 더한 ‘알쓸범잡’과 비교해 ‘표리부동’은 표창원, 이수정이 사건을 설명하는 무난한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전개된다.


표창원과 이수정 외에 김숙, 하석진, 유선, 김성규 등 연예인 출연자들도 각기 다른 ‘부동(不同)’의 시선으로 사건을 파헤친다는 의도를 내세우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사건에 대한 의미 있는 시각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루는 사건들 역시도 비슷하다 보니 결국 쏟아진 범죄 예능의 ‘뒷북’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KBS는 앞서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을 교양프로그램 ‘6시 내고향’ 고정 리포터로 섭외하면서 젊은 시청층을 겨냥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에는 백종원의 첫 K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 클라쓰’를 선보이는 등 타 방송사, 플랫폼의 성공 사례들을 꾸준히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KBS가 이들의 활용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세 키워드들이라고 해서 차별화 없이 선보이기만 한다면 지금처럼 이도 저도 아닌 반응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소재 겹치기는 방송가 전체의 문제”라면서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의 색깔이나 매력은 제각각 다를 수 있다. 그냥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된다는 건 당연한 말이다. 비슷한 포맷, 내용을 조금만 반복해도 시청자들은 금방 떠난다.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또 발전시키는 건 각자의 몫이다. 제작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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