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명·이낙연, '노무현 탄핵' 두고 사생결단 난타전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7.23 02:10
수정 2021.07.23 02:11

이낙연 "노 전 대통령 탄핵 반대했다"고 했지만

이재명 "찬성표 던졌을 것…윤영찬도 기사 썼다"

윤영찬 "예측 기사였을 뿐…최종 결과가 중요"

정세균도 가세 "난 의장석 지켰고 이낙연은 다른 정당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데일리안DB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당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찬반 여부를 두고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설하는 음성이 담긴 파일을 공개한 문제와 맞물리면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비방전은 사생결단 난타전으로까지 치닫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에게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해온 이 지사는 22일 급기야 "제가 봤을 땐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 전 대표가 전날(21일) 'KBS 뉴스9'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 탄핵 투표 때 "반대했다"고 밝혔지만,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말을 '거짓말'로 규정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낙연 캠프 소속인) 윤영찬 당시 (동아일보)기자가 쓴 기사에도 '이낙연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고 나온다"며 "기사뿐만 아니라 당시 이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에 대해 비판 발언을 많이 했고, 본인이 탄핵을 관철하기 위해 몸싸움 행동에도 실제 투입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기명 투표를 하고 지금 와서 반대했다고 그러는 자체도 문제고, 만약 앞에서 찬성해 밀어붙이고 뒤로는 반대하면 그것도 이중적"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과거 자료를 보니까 (이 전 대표가) 스크럼까지 짜가면서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동까지 나서서 한 것 같은 게 사진에도 나오더라"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납득이 잘 안 된다. 투명하지 않고 뭔가 안개 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이야 본인만 알 것"이라며 "정치인의 최고 덕목은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며,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 결함"이라고 했다.


이 지사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4년 3월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 풍경이 담긴 사진 3장을 게시하며 "2004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한 사진, '가짜 사진'이고, 거짓말인가"라며 이 지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이낙연 탄핵 찬성'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하며 "딱하다"고 비판했다. 2004년 3월 당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5명 중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김종호 자유민주연합 의원을 포함해 단 두 명이었다. 이 전 대표 측은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2명 중 한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은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후보는 거짓말 할 사람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에 반대표를 던진 게 맞다"고 했다. 윤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시절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전날(2004년 3월 11일) 상황을 다룬 기사에 대해선 "몇 십 년 전 일이라 그 기사를 썼다는 것도 까먹고 있었고, 솔직히 그 당시 정황에 대해서 기억나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기사는 탄핵 소추안 표결하기 전 예측 기사였다"며 "최종 결과가 중요하지 예측 기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도 이날 논평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본질을 외면한 채 꼬투리를 잡아 이낙연 후보를 비난하고 있다"며 "2004년 3월 11일, 탄핵 소추안에 서명을 하지 않은 이낙연 후보는 '당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있게 선택하겠다'고 본인의 고민을 밝힌 후, 3월 12일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것이 팩트"라고 했다.


후발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탄핵 진실 공방에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의장석을 지켰고, 당시 우리 (열린우리당)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그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었지 않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은 같이 그쪽에 계셨던 추미애 후보"라고 했다. 탄핵 정국 당시 이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아닌 노 전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찬성했었던 새천년민주당에 몸담고 있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