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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물량공세 퍼부은 새 예능들…까보니 ‘속 빈 강정’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7.16 08:51 수정 2021.07.16 08:52

‘대탈출4’ 출연진 안일한 태도 혹평

‘바라던 바다’·‘우도주막’ 화려한 캐스팅 아쉬운 부실함

ⓒtvN

스타 캐스팅과 업그레이드된 스케일을 강조하며 화려하게 시작한 새 예능프로그램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을 시작한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4’는 첫 회부터 기존 팬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지난 2018년 시작된 ‘대탈출’ 시리즈는 매년 새 시즌을 선보이며 팬덤을 키워왔다. 추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시즌마다 충실하게 세계관을 확장한 것이 마니아를 양산한 계기가 됐다. 좀비물부터 스릴러, 심지어는 SF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세계관을 선보여 왔고, 이것을 때로는 단일 에피소드로, 때로는 연결해 세계관을 확장시키면서 DTCU(대탈출 유니버스)를 구축한 것이 ‘대탈출’ 시리즈만의 매력이었다.


이번 ‘대탈출4’는 ‘탈지구급 어드벤처’라는 홍보 문구를 통해 기대감을 키웠다. 정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시즌3에 비해 제작비가 조금 올랐지만 시각적으로는 전 시즌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예능에서 본 적 없는 무언가 보여 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시청자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많이 수용해서 시즌4를 준비하고 있다. 첫 방송은 타임머신 스토리이고, 시즌3를 복습하시면 시청에 도움이 되실 것 같다”고 귀띔하며 대탈출 유니버스 확장을 기대케 했었다.


스케일만큼은 시리즈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인 철제 무기, 상업, 농업이 발달한 수 천 년 전의 ‘아한’이라는 나라가 실감 나게 구현돼 수 천 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었다는 프로그램의 설정을 납득시켰다.


문제는 이 스케일을 채우는 내용이 부실했다는 것이다. ‘대탈출’ 시리즈는 기존에도 출연진들의 치밀한 추리력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호동과 김종민, 김동현 등이 헤매는 과정에서 우연히 정답에 도달하거나, 특유의 센스가 빛을 발할 때 재미가 나오곤 했었다. 그럼에도 기본 세계관 숙지마저 되지 않아 시청자들을 실망하게 한 것이다. 전 시즌부터 이어진 ‘타임머신 세계관’을 연결하는 것이 첫 회의 중요한 숙제였으나, 이 세계관에 등장한 출연진마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나오면서 ‘시청자들만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차가운 반응이 이어졌다.


ⓒJTBC, tvN

배우 김동욱, 이지아, 김고은부터 악뮤 이수현, 블랙핑크 로제, 샤이니 온유, 윤종신 등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을 앞세운 JTBC 예능프로그램 ‘바라던 바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라이브바에서 직접 선곡한 음악과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스타들과 그곳을 찾은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예능을 표방 중이지만,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연신 카메라에 담아내고, 바를 준비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들은 이어지지만 이것저것 담느라 바쁠 뿐, 어떠한 재미도 힐링도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김고은은 바다를 청소하겠다며 ‘바다 지킴이’ 역할까지 자처했지만, 오히려 프로그램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마주해야 했다. 바다, 음식, 노래라는 힐링 키워드만 나열했을 뿐 진짜 내용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 때문이었다.


배우 김희선의 예능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tvN의 ‘우도주막’은 유사 포맷 반복으로 빈축을 샀다. 코로나19로 어렵게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위해 우도에 주막을 차려 그들의 힐링을 돕는다는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옥 스테이를 경험케 한 ‘윤스테이’를 비롯해 ‘윤식당’, ‘효리네 민박’ 등 기존에 선보여 온 힐링 예능들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는 평가였다.


최초의 여자축구 예능으로 각종 편견을 깨고 승승장구 중인 ‘골 때리는 그녀들’은 물론, 공부라는 따분한 주제를 예능에 녹여내며 의외의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는 카카오TV 오리지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채널, OTT에서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포장지라는 무기 외에는 어떠한 것도 찾아볼 수 없었던 새 예능들의 행보가 더욱 안일하게 느껴진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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