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된 아기 업고 담배 뻑뻑 육아도우미, 들통나자 "나도 피해자"

60대 육아도우미가 생후 80일 된 아이를 업은 채 담배를 피우다 부모에게 들통 났다. 이 사실은 지난 29일 아이의 엄마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리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커뮤니티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60대 육아도우미를 지난달 29일 경찰에 신고했다. 육아도우미 B씨는 A씨 부부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생후 80일 된 아기를 업은 채 담배를 피워 간접흡연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씨가 올린 '80일된 아이 업고 담배 핀 베이비시터'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A씨는 출산 후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이용을 연장하려 했으나 코로나 탓에 관리사님들이 부족해 베이비시터 업체를 소개받았다는 것.

A씨는 "해당 업체의 오랜 경력을 믿어 플러스 금액을 내고 파트타임으로 시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육아도우미는 집에만 있으면 아기가 답답해 하고 밖에서 더 잘 잔다는 이유를 들며 아기를 자주 데리고 나갔다고.

그런데 그 때마다 A씨는 육아도우미로부터 섬유유연제와 담배 냄새가 섞여 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의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베란다에 안 쓰던 핸드폰을 동영상 모드로 설정해두고 문밖을 나왔고, 이를 통해 결국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육아도우미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베란다에는 아기 옷이 널려있었다.

A씨는 "물론 담배는 기호식품이니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직업이 베이비시터인 만큼 안 피우거나 일이 끝나고 피우는 게 맞지 않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A씨는 "아이가 생후 50일쯤 기관지가 안 좋아서 입원한 적이 있다고 세심한 돌봄을 부탁했었다"면서 "베이비시터를 알선한 해당 업체·본점에 전화하니 두 곳에선 모두 '그분이 담배 피우는지 몰랐다' '여태 그런 일이 없었는데 집에 CCTV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산후도우미, 흡연 사실 인정
자신도 폭행·위협 당했다고 주장
아기엄마 "폭력·위협한적 없어"

경찰 조사에서 B씨는 흡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담배 피우는 모습을 들킨 후 자신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흡연 당일 아이 부모 앞에서 1시간 넘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며 "(분노한) 남편이 골프채를 휘두르고, 의자도 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죽음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의 주장에 A씨는 "남편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이나 위협을 한 적 없다.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육아도우미 B씨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9일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조항에 보면 아동의 손상도 있지만 건강을 해하는 행위도 학대로 규정돼 있다"며 "우선 간접흡연이 보통 건강을 해치는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육아도우미를) 입건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등을 확보해 간접흡연이 더 있었는지,학대 혐의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