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경기 14골’ 주저앉으면서 끝난 호날두
입력 2021.06.28 07:48
수정 2021.06.28 07:48
포르투갈, 벨기에와의 16강서 0-1 패하며 탈락 수순
호날두는 유로 대회 역대 최다 골-최다 출전 기록 남겨
포르투갈 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사실상 유로 대회의 커리어를 마감했다.
포르투갈은 28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벨기에와의 16강전서 0-1 패해 탈락했다.
이로써 강력한 우승 후보 벨기에는 무난하게 8강에 오르면서 유럽 축구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반면, 지난 대회 우승팀 포르투갈은 벨기에 벽을 넘지 못하며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경기 전 스포트라이트는 역시나 ‘슈퍼스타’ 호날두에게로 모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조별리그 최종전서 멀티골을 터뜨렸던 호날두는 A매치 커리어 109골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인 알리 다에이(이란)와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이다. 만약 호날두가 골을 넣었다면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호날두는 전반 25분 프리킥 찬스서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섰고 수비벽을 절묘하게 통과시킨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가 몸을 날려 막아내며 아쉬움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후 호날두는 오히려 득점 욕심보다는 팀 승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에 대한 집중 견제가 거세지자 2선까지 내려와 볼 배급에 주력했고 무리하게 슈팅을 하기 보다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전반 42분, 에덴 아자르의 동생인 토르강 아자르로부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고, 결국 이 득점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탈락 수순을 밟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팔뚝에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패대기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대로 자신의 유로 대회 커리어를 마감한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유로 대회 여정은 여기까지였지만 수많은 기록과 족적을 남겼다.
2004년 첫 출전부터 꾸준히 유로 대회에 참가한 호날두는 5회 연속 유로에 참가한 역대 최초 선수가 됐다. 더불어 25경기 출전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득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5경기서 총 14골을 넣은 호날두는 미셸 플라티니(9골)를 제치고 유로 대회 역대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7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2배에 달하는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득점왕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5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체코의 8강 진출을 이끈 파트리크 시크가 4골로 호날두 턱밑까지 쫓아왔지만 잔여 경기서 득점 행진을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이미 유로 2012 당시 3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호날두가 이번 대회서도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또 다른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유로 대회 역사상 2회 이상 득점왕을 수상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