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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 "돈 없으면 경매 못 한다는 건 편견"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1.06.23 07:01
수정 2021.06.23 09:43

저금리 기조·치솟는 집값…신탁방식, 소액 공동투자 경매 '틈새시장' 공략

빌드프로와 협업, "경매시장 인식 개선 및 진입장벽 낮추는 데 기여"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는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매가 내 집 마련과 안정적 자산 증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투명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 '빌드프로'와 손을 맞잡았다. 이현정 대표(왼쪽)과 한일규 빌드프로 대표.ⓒ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경매는 아직 돈 있는 사람만 하는 것, 어렵고 복잡한 것, 찝찝한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것이란 인식이 남아있어요. 실제 경매로 나오는 물건들은 대부분 '돈맥경화'가 일어난 것들이죠. 물건에 돈과 권리가 얽혀있는 거예요. 경매를 통해 이런 부분을 해소하면 물건은 다시 깨끗해집니다. 채무에 시달리는 분들의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고요."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는 자녀 셋을 둔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39살, 뒤늦게 경매에 뛰어든 이후 이 대표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불과 3년 만에 전국 21채 집주인이 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적금만으론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집값은 단기간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 및 세제 강화로 번듯한 '내 집' 한 채 마련하기도 힘들어졌다.


이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 대표는 경매가 내 집 마련과 안정적 자산 증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투명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시공·자금조달 등 건축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 '빌드프로'와 손을 맞잡았다.


한일규 빌드프로 개발금융부문 대표는 "토지가 부족하고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다 보니 일반 매매의 경우 변동성이 크고 리스크가 뒤따른다"라며 "괜찮은 물건을 발견해도 매입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대표는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각종 권리관계가 안정적으로 정리된 상태로 경매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투자에 변수가 없다는 게 메리트"라고 꼽았다.


두 사람은 각자 강점을 살려 소자본으로 공동 경매투자 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현정 대표는 본인의 경험을 살려 물건의 권리분석을 맡고, 한일규 대표는 자금조달, 투자자들 사이 권리 확정 및 세무 문제 등을 담당한다.


이 대표와 한 대표는 경매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리츠 개념을 접목, 신탁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하고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일규 빌드프로 대표(왼쪽)과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빌드프로

기존 경매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리츠 개념을 접목, 신탁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하고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입찰 대상은 꼬마빌딩으로 분류되는 토지 50~100평 정도의 다세대·다가구·상가건물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경매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해본 사람들은 돈이 몇십억씩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5000만원, 1억원 정도로 집을 사고 싶은데, 그러다 보니 소액으로 입찰할 수 있는 물건들은 경쟁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투자자들의 자본을 모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물건을 경매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고 수익성이 좋은 물건을 낙찰받기가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 과정에서 제3자인 신탁을 활용해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동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통상 중소규모 건축은 경험이 부족한 개인들이 사업을 하다 보니 다양한 분쟁이 일어났을 때,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탁이 안전장치가 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경매로 낙찰받은 물건은 신축,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등을 거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라며 "내 집 마련이 목적이면 4~5명의 투자자가 집을 한 채씩 가지는 것이고, 재테크 목적이라면 물건의 가치를 높여 매도해 수익을 나눠가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대표와 한일규 대표는 이 같은 소자본 공동 경매투자가 활성화되면 경매시장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은 물론, 이른바 '영끌', '패닉바잉'에 나서는 젊은 세대의 긍정적인 재테크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오르고 경기가 팍팍해지다 보니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에 뛰어들 수 없는 게 지금 상황"이라며 "이런 불확실한 시장에서 여러 명이 함께 투자하게 되면 좀 더 안전하고 수월하게 재테크할 수 있고 경매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는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등이 맞물려 전 세대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졌다"라며 "특히 젊은 세대는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어 한다는 점이 트렌드처럼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무리하게 매매를 하는 것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저렴하게 집을 낙찰받아, 직접 운영해 자산을 조금씩 불려 나갈 기회를 만드는 게 더 건강한 재테크 방법"이라며 "경매 공동투자 참여가 늘면 그만큼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투명성, 두렵다는 인식 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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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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