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생 2막' 아반떼, 주 고객도 '인생 2막'
입력 2021.06.20 06:00
수정 2021.06.20 09:04
50대 고객 26.9%로 최다…20대 엔트리카 수요 앞서
디자인·편의사양·승차감·공간성 앞세워 '오팔족' 공략
소형 SUV 공세에 밀려 대표 엔트리카(생애 첫 차)의 입지가 흔들리던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7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연령층을 주 고객으로 흡수한 덕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반떼는 지난해 4월 7세대 모델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14개월간 누적 11만2881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월평균 8000대 이상의 실적으로, 단 한 개의 차종만으로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 3사의 업체별 판매량을 훌쩍 넘어선다.
사실 아반떼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미래가 불투명한 차종이었다. 애초에 아반떼가 속한 준중형 세단 자체가 존재 이유에 의심을 받는 상황까지 몰렸었다.
SUV 열풍에 편승해 완성차 업체들이 연이어 쏟아낸 소형 SUV들이 엔트리카 시장을 점령하며 기존 이 시장의 주류였던 준중형 세단을 밀어냈기 때문이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이같은 추세에 순응해 크루즈와 SM3를 단종시키는 대신 소형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준중형 세단 대표 차종이던 아반떼 역시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듯 했다. 7세대 모델 출시 이전 1년간 아반떼의 월평균 판매실적은 4000여대에 불과했다. 현대차가 코나에 이어 베뉴까지 소형 SUV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엔트리카 전략의 무게중심이 옮겨짐에 따라 아반떼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하지만 7세대 모델이 반전을 일으켰다. 예리하게 날이 선 개성 있는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 그리고 전고가 높은 소형 SUV는 따라올 수 없는 안정적인 승차감과 탄탄한 주행감이 아반떼를 인기 모델로 부활시켰다.
무엇보다 아반떼 부활에 큰 역할을 한 건 고객 스팩트럼 확대였다. 7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아반떼 구매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가 26.9%로 가장 많았다. 노년층인 60대도 10%를 넘겼다.
전통적인 아반떼 고객층이었던 20대는 24.7%로 50대보다 낮았다. ‘인생 2막’ 수요가 ‘엔트리카’ 수요를 앞선 것이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의 선택 비율이 43.2%, 차상위 트림인 모던이 51.8%에 달하며, 다양한 주행보조시스템 패키지인 현대 스마트센스를 옵션으로 택하는 비율도 높아 더 이상 ‘저렴한 가격’이 아반떼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아님을 증명했다.
소형 SUV들의 진입으로 레드오션화된 엔트리카 시장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해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는 총 여섯 차례의 풀체인지를 통해 과거 쏘나타만큼이나 커졌고, 덕분에 아반떼를 찾는 고객들도 자연스레 ‘패밀리카’의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그 밖에도 높은 효율성과 공간성으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맞이하는 ‘오팔족’ 세대들의 선택이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