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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일주일①] 인사, 파격과 안정 그 사이에 안착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6.18 00:38
수정 2021.06.17 23:39

대변인 '토론 배틀'로 시선 확 끈 파격 속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요직엔 '중진' 임명

이준석 "공명정대하게 일 처리하실 분들 모셨다"

당 안팎 대체로 호평…"안정성 우려 다소 해소"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7일 사실상 지도부 구성을 완료했다. 당대표로서 가장 큰 과제이자 당 개혁의 방향성을 상징할 인사 문제에서 이 대표는 파격 속에서도 안정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석대변인과 당대표 비서실장에 초선 의원을 발탁하고 대변인단 '채용'을 위해 토론 배틀을 예고해 파격적 모습을 보인 한편,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는 중진 의원을 임명해 안정을 추구했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22살 차이…토론배틀로 대변인단 채용하는 실험 개시


이 대표는 당선 하루 만인 지난 12일 첫 당직 인선으로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과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을 지명했다. 두 사람은 당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인사다. 이전 당대표들은 연령이나 선수가 자신보다 낮은 사람을 최측근 인사로 뒀으나, 이 대표는 자신보다 22살이나 많은 서 비서실장을 지명한 것이다. 30대이자 0선인 당대표가 낳은 일종의 파격이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황보 의원은 개혁 보수 성향으로, 청년국민의힘 대표를 맡고 있다. 서 의원은 울산 지방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울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부산시장 출신 5선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수석대변인을 제외한 대변인단(대변인 2명, 상근부대변인 2명)은 '토론배틀'을 거쳐 공개 채용하는 실험적 방식을 택했다. 젊은 세대에서 시대의 아젠다로 떠오른 '공정' 이슈를 건드리는 방식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정치할 충분한 실력이 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꿈꿀 수 없었던 4명은 누가 될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살림과 정책 총괄하는 당 요직에는 3선 중진 임명


반면 그는 당의 살림과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인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는 각각 3선의 한기호 의원과 김도읍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7일 회의에서 한 사무총장을 임명했고, 김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추인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당초 이 대표는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었다. 권 의원은 주요 당직과 대선 캠프 경험 등을 갖추고 있고, 과거 친박(친박근혜)계로 꼽혀 계파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됐다. 결과적으로 권 의원이 고사해 무산됐으나, 그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 신임 사무총장은 군 출신의 합리적인 성품으로 원내부대표, 최고위원, 강원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등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잡음 없이 조직을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한 사무총장은 전날 여의도 모처에서 이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왜 군인 출신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려 하는가"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군인 출신이라서 가장 공명정대할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검사 출신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대표적인 당내 전략통이자 정책통이다.


30대 당대표의 파격이 '당 안정성 깰까' 일각 우려 해소


출범 엿새 만에 진용을 갖춘 이준석호에 대한 당 안팎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당초 '변화와 혁신'에 몰두해 당의 안정성을 깨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어느정도 해소했다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인선을 보며 한결 마음이 놓였다"며 "당 요직을 모두 파격적 인사로 채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는데, 안정적인 당 운영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읽혔다"고 말했다.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비서실장이나 수석대변인은 아무래도 당대표와 함께 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금 개인적으로 좀 신뢰하는 분들이 필요하고 그 분들도 역할을 잘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기호 의원이나 김도읍 의원에 대해서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 인선을 참 잘했다"고 호평했다.


이 대표는 인선을 마무리한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을 앞두고 의원님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하실 수 있는 분들로 모셨다"며 "다음 주에는 대선을 앞두고 더 중차대한 역할을 담임해 주실 든든한 중진의원님들에 대한 인선을 최고위 협의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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