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방문 文대통령 '독도 古지도' 보며 "우리땅"
입력 2021.06.17 10:03
수정 2021.06.17 10:04
한일관계 개선 실마리 못찾는데…외교일정에 독도
상원 연설에서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스페인 상원 도서관을 찾아 '조선왕국전도'를 관람하며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지도를 살펴보며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관람한 조선왕국전도는 18세기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발간한 '신중국지도첩'에 포함된 지도로,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져 있다.
해당 지도에는 독도와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다. 독도를 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유사한 한자인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하면서 독도의 지명은 천산도의 중국어 발음인 '챤찬타오'(Tchian Chan Tao)로 표기돼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과 독도 관련 발언은 최근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외교일정에 어울리지 않는 '국내 정치용' 메시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12일 영국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회담이 불발되는 등 꼬인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文 상원 연설서 "스페인과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바르셀로나 W호텔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개막 만찬에서 "스페인은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이며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ICT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래차, 배터리, 수소경제 등에서 앞서있다"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협력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스페인과 한국은 대륙의 양 끝에 위치했지만 서로 아끼고 협력하는 마음에서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듯 양국 경제인도 최고의 파트너가 돼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건설·인프라,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손을 잡고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마드리드 총리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한·스페인 양국이 협력하자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이후 스페인 상원 연설에서 "스페인과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면서 "스페인과 한국은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도전에 함께 대응하며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문 대통령의 오스트리아 방문 일정을 알리면서 오스트리아 국기 대신 독일 국기를 올려 구설에 올랐다. 청와대는 즉시 오스트리아 국기로 수정했지만, '외교결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에도 정부가 문 대통령이 참석한 G7정상회의 단체 사진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사진을 잘라냈다가 논란이 일자 서둘러 수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