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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60)] ‘풀인더풀’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밴드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6.17 10:07 수정 2021.06.17 10:07

군 전역 후 홀로그램 필름에서 풀인더풀로 팀명 변경

6월 8일 새 싱글 '아일랜드' 발매

ⓒFOOL IN THE POOL

율우(U-LU, 베이스), 박한솔(드럼), 융단(기타), 황윤진(보컬)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풀인더풀(FOOL IN THE POOL)은 2012년 홀로그램 필름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9년간 멤버 변화 하나 없이 팀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두 멤버(황윤진과 율우)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이 팀의 호흡은, 밴드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이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2016년 멤버들의 군입대로 공백을 가진 후 새로운 이름 풀인더풀로 다시 돌아온 이들은 팀 이름과 음악 스타일 등 큰 변화가 있었지만, 한결 같은 건 멤버들의 호흡이었다. 아니, 오히려 더 끈끈해졌다. 여러 명이 함께 음악 작업을 공유하는 밴드의 경우, 내부 역할 분담은 음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앞서 홀로그램 필름일 때도 이들의 강점이었던 사운드 밸런스는, 풀인더풀로 처음 발매한 첫 싱글 ‘러브 잇’(Love it)부터 지난해 발매한 ‘인스턴트’(Instant) 그리고 지난 8일 발매된 새 싱글 ‘아일랜드’(Island)에서 한층 더 균형이 잡혔고, 덕분에 사운드의 여운도 더 오래, 길게 남는다.


-기존 홀로그램 필름에서, 풀인더풀로 밴드명을 바꿨죠.


입대로 자연스럽게 공백기를 가지면서 각자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각자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팀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추구하는 음악의 스타일도 많이 달라지고, 각자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는데 팀명을 바꾸면서 그러한 변화를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공백기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그중 어떤 면으로든, 가장 큰 변화가 있는 멤버가 있나요?


아무래도 율우가 가장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군 복무 중에 개명했기 때문에 잘 모르시는 분들은 ‘멤버가 바뀌었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현재는 작곡가, 프로듀서로도 활발하게 작업하면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요. 많은 변화가 있었죠.


-전역 이후 공백이 있었는데, 그 시기는 어땠나요?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군 전역 이후가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인 것 같아요. 다들 에너지와 열정은 가득해서 얼른 시작하고 싶은데 현실은 복잡한 과정들이 있잖아요.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곡을 만들고, 계획을 단계별로 설정하고….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어요. 그리고 당시 팀 이름 변경에 대한 의견이 나왔고 새로운 팀 이름을 생각하면서 많은 고민이 필요했죠. 그렇게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전역 직후 뜨거웠던 열정은 조금씩 식어가고 다시 시작할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지게 됐죠. 그 감정은 네 명 모두 비슷했던 거 같아요.


-결국은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보란 듯이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네요.


네. 많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 할 수 있었고 저희는 여전히 함께하고 있습니다(웃음). 오랜 시간 함께해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직접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됐던 것 같아요.


ⓒFOOL IN THE POOL

-새로운 이름, ‘풀인더풀’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 네 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다가 물놀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말장난처럼 던졌던 단어들이 합쳐져 풀인더풀이 됐어요. 단어 그대로 ‘수영장 속의 바보’라는 의미로 장난스럽고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는 저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햇수로 9년간 멤버 변화 없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밴드로서 오랜 기간 팀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저희 스스로도 9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놀라워요. 저희 넷은 팀을 떠나 워낙 친한 친구 사이거든요. 언제든지 만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놀고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함께 나누면서 여전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밴드로 활동해온 시간이 서로에게 너무 소중한 추억이고 20대 시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누구보다 밴드의 매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모습 그대로 쭉 이어가고 싶어요.


-풀인더풀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밴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윤진: 예전에 비슷한 질문을 받고 롤링스톤즈 같은 팀이 되고 싶다는 대답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밴드가 이상적인 밴드라고 생각해요. 건강해야 음악도 오래오래 할 수 있고, 우리가 기억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변함없이 활동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한솔: 지금처럼 좋은 친구로 즐겁게 함께하는 밴드요.


융단: 저도 즐겁게 음악 하면서 함께 큰 무대에서 공연하고 추억도 쌓아가면서 모두가 행복한 밴드가 이상적인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율우: 좋은 음악 들려드리면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팀이요.


-오래 호흡을 맞춘 만큼 음악적으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밴드 내에 각자의 역할들이 잘 분담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활동 기간이 길었던 만큼 멤버들 각자의 역할이 효율적으로 분담되어있어요. 음악은 작업은 주로 율우와 윤진이가 트랙과 멜로디, 가사를 분담해서 작업하고 융단, 한솔이 필요한 부분을 서포트 해주고 있고요. 음악만큼이나 다른 분야들도 더욱 중요해진 만큼 아트웍 제작, 콘텐츠 기획, 비주얼적인 콘셉트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융단과 한솔이 맡아서 제작해주고 있어요.


-홀로그램 필름의 음악과 풀인더풀의 음악적 색깔에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홀로그램 필름은 록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에너제틱한 음악을 추구해왔다면, 풀인더풀은 조금 더 팝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을 어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멤버 각자의 역할이나 맡은 바가 더 분명해지면서 기존보다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했다고 할까요?


-풀인더풀로선 세 번째 신곡 ‘아일랜드’를 발표하게 됐습니다.


‘아일랜드’는 팝적인 사운드의 곡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하고 여유로운 공간과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모두가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의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의 기분을 느끼면서 바쁜 일상에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FOOL IN THE POOL

-이번 음악 작업에서 각자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들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장 먼저 ‘풀인더풀은 이런 음악을 하는 팀이구나’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받아들이게끔 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도 자연스러운 그런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계속 변화하고 있는 저희의 사운드와 이야기에 많이 집중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풀인더풀은 아직 보여 드릴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앨범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나요?


특별한 일화라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 다양한 예술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NFT에 관심이 많아서 이번 앨범 발매와 함께 NFT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거든요. 저희의 NFT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많은 비슷한 성향의 밴드들 사이에서 풀인더풀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거창하게 정체성이라고 할 건 없지만 저희는 ‘버티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흔히들 ‘존버’라고 하는데 오래 살아남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선 버티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강한 체력과 멘탈!


-풀인더풀의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콘서트 계획도 있으실까요?


풀인더풀의 음악도 많이 만들고 코로나 시국이 끝나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면 저희도 풀인더풀로서 첫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그리고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저희가 곡을 발매하는 텀이 많이 길었어요. 올해는 그 텀을 줄이고 많은 곡을 들려드리면서 조금 더 다양한 모습과 콘텐츠로 찾아뵙고자 합니다. 그리고 곧 다가올 10주년, 더욱 미래의 20주년, 30주년까지 언제나 다양한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기존의 밴드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업도 많이 하면서 유연한 팀이 되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많이 응원해주세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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