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M&A 승부수 통했다…이커머스 혁신도 이기는 한해로
입력 2021.06.16 16:27
수정 2021.06.16 17:13
야구단·W컨셉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광폭행보
SNS에서도 소통 활발…"시너지 확대 역량 집중 기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승부수가 또 한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네이버와 손잡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초대형 온라인 유통 공룡 탄생을 예고했다.
정 부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이기는 한 해 만들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15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사회에서 신세계(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인수 대상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 지원 덕분이다.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그룹보다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수가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세계 측은 4조원 안팎을, 롯데 측은 3조원대 초반을 제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갖는 조건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공동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신세계 통합 온라인쇼핑몰 SSG닷컴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신세계 계열 기존 오프라인 매장, 물류·배송 시스템과 연계해 전국 단위 물류망을 구축할 수 있고 상품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공격적 행보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세계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반(反) 쿠팡전선을 꾸렸다.
지난 1월 정 부회장이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함께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를 만난 이후 혈맹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로 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깜짝 인수했고, 최근에는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도 품에 안으면서 패션 부문의 경쟁력도 높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자신의 SNS에 일상생활이나 기업 제품 홍보 등의 사진과 글을 올리며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계정이 66만7000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업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것은 이커머스 부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유통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커머스 업계는 신세계·네이버 연합과 쿠팡이 경쟁하는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라며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