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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러시-②]금융권, 녹색금융 속도전… "조직부터 채권까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1.06.15 07:00
수정 2021.06.14 08:37

5월 ESG채권 9조1400억 발행…4달 새 78%↑

금융사 ESG위원회 신설, 탈석탄 선언 줄이어

"촉진법 통과 시 시장 개선될 것…경쟁 가속화"

금융사들이 회사 내부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ESG경영 기조에 힘을 쏟고 있다. ⓒ픽사베이

저탄소를 중심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며 금융회사들이 녹색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금융사는 회사 내부에 위원회를 설치하고 녹색채권 발행, 탈석탄 금융 선언 등 전략으로 ESG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녹색금융촉진법'이 통과될 경우 각 사 ESG전략이 더 구체화돼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SG채권 발행액은 9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말의 5조1230억원 대비 78.4%(4조170억원) 급증한 규모다. ESG채권은 ▲녹색 ▲사회적 ▲지속가능 등 세 가지 형태로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ESG채권 발행 규모가 확대되는 이유는 저탄소·탈석탄 등 ESG경영에 힘을 쏟고 있음을 드러냄과 동시에 다른 회사채보다 양호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서다.


녹색채권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 같은 인프라 사업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을 의미한다. 지난달에만 신한은행(4000억원), KB금융(1100억원), 신한카드(800억원) 등 금융사들이 녹색채권 발행에 동참했다.


사회적채권은 주택공급,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가치 창출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지난달 예금보험공사(6200억원), 기업은행(5000억원) 등 금융사가 발행에 참여했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이 결합된 형태인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금융사는 우리은행(3000억원), 하나캐피탈(3000억원), JB우리캐피탈(500억원), 이지스자산운용(400억원) 등이다. 금융사들의 향후 ESG채권 발행 경쟁도 고조되고 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각각 2030년까지 ESG관련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 60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ESG·녹색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은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KB금융은 지난해 1월 그룹·계열사 내 ESG전담부서를 구축했다. 또 이사회 내 위치한 ESG위원회를 거쳐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 내 전담부서 ESG기획세션을 새로 만들었다. 신한금융은 올 2월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했고, 우리금융은 3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데일리안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사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면서 녹색경영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투자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6개 금융사와, 교보생명은 교보증권·라이프플래닛·악사자산운용·자산신탁 등 계열사와 함께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2030년까지 친환경금융에 20조원을 투자하고 탄소배출·종이사용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립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녹색금융 촉진 특별법(녹색금융촉진법)'이 통과되면 녹색금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안은 녹색금융공사 설립, 저탄소・친환경 관련 기업에의 금융지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금융사의 녹색금융 촉진을 위한 새로운 전략・목표・이행계획 수립 및 금융상품 개발 등 의무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된다. 특히 현재 답보상태에 빠진 '녹색채권 이자소득세 면세' 조항이 재논의 될 경우 각 금융사의 ESG채권 발행이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 이어 최근 회계법인들도 ESG채권 발행을 위한 외부평가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의 ESG에 대한 접근성은 매우 개선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법적 차원에서 제도화된 기준을 만들어준다면 금융사들의 ESG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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