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도 지지율 따라?…'이준석 검증회' 된 3차 토론회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6.08 01:43
수정 2021.06.07 23:47

'지지율 1위' 달리는 이준석에 질의 집중

나경원·주호영, '계파·화법' 지적하며 협공

이준석 "신선한 아이디어 제공이 내 역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지지율 1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후보자 3차 TV 토론에서 집중 질의의 대상이 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7일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보며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 "공정한 대선관리가 정말 가능한 것이냐"는 등의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나경원 "이준석 말 거칠어 당 대표 되면 리스크 될 수 있다"
'윤석열 배제론' 재차 제기…"尹, 이제 가치없는 후보라고 생각하나"


나경원 전 의원은 특히 이 후보를 향해 날선 질문 공세를 벌였다. 그는 자신의 첫 주도권 토론 시간을 이용해 이 후보의 '화법'을 비판하며 포문을 열었다.


나 전 의원은 "이 후보의 거침없는 언변이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런데 말씀이 좀 거칠다"며 "이번 경선과정에서도 탐욕을 심판해라, 찌라시, 망상, 소값을 제대로 쳐주겠다고 했다. 막말이 당 대표 자리에서 리스크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굉장히 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야권의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이 전 최고위원의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이 후보는) 꼭 와야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도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했다가 지금 관심없다는 발언으로 바뀌었다"며 "이 후보도 최근 마치 윤 후보를 보호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장모가 십원 한 장 받은 적 없다'는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후보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계시는 것인지, 김 위원장처럼 이제 좀 가치없는 후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방송 패널 활동을 10년간 하면서 '막말 프레임'에 걸려들었으면 몇 번 걸렸을 것이다. 오히려 가장 안전한 사람이 나"라며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 것이 저열한 정치인지 제가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응수했다.


또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선 "김 위원장은 제가 알기로 주호영 대표도 불편해하시고, 나 대표도 안 좋아시는 것 같다. 과거에 안철수 대표도 안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그분이 안 좋아하시는 분이 많은데 윤석열 총장에 대해 말하는 것에 왜 호들갑인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주호영 "이준석, 활기 고맙지만 불안해…태풍 되면 안 돼"
"성공한 이준석, 청년 세대 제대로 대변 못하는 것 아니냐"


주호영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우리 전당대회에 많이 활기를 일으켜 주고 관심을 갖게 해준 것은 고마운데, 지지해준 사람들 중에서 '불안하다. 젊은 이준석이 의원도 안 해보고 어떻게 의원들을 이끌고 가고, 당이라는 것이 젊은 청년 세대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라는 것이 선후배 관계가 있는데 맡겨서 잘 하겠냐는 불안이 많다"며 "저 역시 그런 불안이 있다. 그런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변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서 강풍이나 태풍이 되면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의 '화법'에 대해 언급하며 "평론가로 나와서 이야기를 할 때와 당의 책임 있는 자리를 맡았을 때는 말의 무게가 엄청나게 다르다"며 "저도, 다른 분들도 그런 우려를 똑같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 아니 차이 그러고 그래서 안하는 것이지 토론을 본인이 잘하고, 토론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청년 세대를 대변한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이 후보는 학벌도 좋고 여러가지 성공한 청년 세대인데, 지금 보편적인 청년 세대, 일자리를 못 구하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청년세대를 대변하는 것처럼 되어있는데 실제로 다르다는 주장이 있다. 제대로 대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청년이라고 하면 1000만 명인데, 그들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망상"이라며 "저는 그런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1000만 명이 봤을 때 누가 봐도 공정한 룰로 당의 인사를 선발하고 공천을 하고 그런 제도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화법이나 급격한 당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선 "저는 기본적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며 "주 대표께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에 참여했던 것을 알기에, 제가 모르는 지점이 있을 때마다 여쭙겠다. 혹시라도 당 대표가 된다면 협상의 전권을 부탁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에 있어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스텝이 빨랐고, 제도 개혁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빙산의 일각 중에서 개혁해 나가는 과정이 보수의 점진적 개혁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조경태, 이준석 '계파논쟁·경험부족' 지적에 해명 시간 제공
나경원·주호영에게는 '재반박' 기회 주기도


조경태 의원의 경우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제기된 각종 의혹과 의문에 해명할 시간을 마련해주고,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에게는 재반박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자신의 첫 주도권 토론시간에는 '계파논쟁'에 대해 언급하며 "나경원 후보가 이준석 후보는 유승민계다, 안철수를 미워한다, 이런 이유로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관리가 되겠느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답변을 요구한 뒤 나 전 의원에게도 발언의 기회를 줬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나 후보가 과거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아무래도 친이친박 한복판에 계셨던 분이고, 그 안에서 계파 논쟁의 위험함을 스스로 체험하셨기에 우려하고 계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는 탄핵의 강도 넘어섰고, 계파 논쟁이 종식된 상황이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 후보가 1년 전에 21대 국회의원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는 인터뷰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사실 우리당에 지금 다른 계파라는 게 없지 않느냐. 그런데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분이 당 대표가 되면 다른 후보들은 '경선이 공정할까'하는 의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주도권 토론 때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에게 발언 시간을 내줬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경험이 가져다 주는 장점과 경륜의 안정감도 있겠지만, 결국 경험 경륜은 타성에 젖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저희 당의 원내대표는 다선 의원으로 행정 경험까지 갖추신 김기현이다. 보완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있고, 제 역할은 개혁과 변화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언 시간을 얻은 주 의원은 "지혜나 경륜을 빌려서 하는 것과 본인이 어느 정도 경륜을 쌓아서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라며 "중요한 일에 제대로 판단을 하려면 본인이 많이 겪고 경험하고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질문을 드렸던 것처럼 불안해 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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