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도 예의주시’ 이란 최종 예선 못가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6.04 07:50 수정 2021.06.04 07:56

홍콩과의 5차전 승리했으나 여전히 C조 3위

바레인전 승리 거두지 못하면 사실상 탈락

이란 축구가 홍콩을 완파하며 월드컵 2차 예선의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최종 예선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기만 하다.


이란은 3일 바레인 알 무하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홍콩과의 경기서 3-1 승리했다.


이로써 3승 2패(승점 9)를 기록한 이란은 C조에서 바레인(승점 12), 이라크(승점 11)에 이어 순위 변동 없이 조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대한민국,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 축구 ‘빅4’를 형성하고 있는 강호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력 역시 31세 나이에 벌써 A매치 113경기를 소화한 ‘캡틴’ 에흐산 하지사피를 필두로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 등이 모두 건재, C조를 무난히 통과해 최종 예선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란 축구가 3차 예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란은 이번 2차 예선에서 첫 경기 홍콩전에서 2-0 승리를 거뒀고, 캄보디아전에서 14-0 대승을 거두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바레인과의 3차전서 0-1 충격패를 당한데 이어 라이벌 이라크전에서도 1-2 패하며 조별리그 행보가 꼬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이란이 속한 C조는 잔여 경기 모두를 바레인에서 한데 모여 치르게 된다. 홈경기를 3경기나 남겨둔 이란 입장에서는 유리함이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홍콩과의 5차전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란의 2차 예선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란은 오는 7일 바레인과의 6차전이 홈경기로 정해졌지만 경기 장소가 바레인 국립경기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원정경기나 다름없다. 그리고 11일 캄보디아전을 치르고 나면 15일 이라크와 최종전을 갖게 된다. 3전 전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조 2위 확보도 어려워 최종 예선 진출이 물거품될 수 있다.


조 1위 바레인 입장에서는 보다 느긋하게 이란전을 맞이할 전망이다. 최소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최종전이 이미 탈락한 홍콩전이라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란은 바레인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따라서 오는 7일 두 팀의 경기는 바레인 특유의 ‘침대 축구’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는 아예 조 1위를 노려 최종 예선 직행을 노린다. 이라크는 탈락이 확정된 캄보디아, 홍콩전을 치르고 이란을 가장 마지막에 만난다. 사실상 조 1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이란과의 라이벌전을 벌이는 구도가 그려진다.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은 조 1위가 최종 예선 및 2023년 AFC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다. 조 2위는 아시안컵 3차 예선, 그리고 각조 상위 4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르는 방식이다. 반면 조 3위는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아시안컵 3차 예선행 티켓만 주어진다.


마찬가지로 최종 예선을 앞둔 벤투호 입장에서도 이란이 탈락하면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개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최종예선에서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이란과 라이벌로 엮여있으며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밀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