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만 있나'…지역 기반 잠룡들의 연이은 출사표, 왜?
입력 2021.06.03 13:33
수정 2021.06.03 13:46
'3선 연임 제한' 최문순, 대선 계기로 중앙 정치 진출
양승조, 대선 후 지방선거에서 재선 노려…尹과 대립각
지역에 정치 기반을 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의 대선 후보 판세가 '1강 2중' 구도로 굳혀진 상태에서 후발주자인 이들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0~1%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는 '정치적 체급'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렸다.
최 지사는 3일 국회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지난 1일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3일 국회에서 대선 경선 참가 의사를 표명하기 전에 도민들에게 먼저 보고 올린다"며 "대한민국을 분권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경선 기간은 물론이고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도정의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고 주어진 임무를 차질없이 완수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 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지만 '3선 연임 제한'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행정 경험은 충분히 쌓은 만큼, 이제는 대선 출마를 계기로 중앙 정치 진출을 염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도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되는 것보다 조력자로서 활력을 넣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최 지사는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같은 수조에 넣어 키우면 메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미꾸라지가 강해진다는 '메기론'을 언급하며 자신의 역할이 '메기'라고 규정했다.
양 지사는 지난달 12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야외공간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상생과 균형을 바로 세우는 지방분권 대통령으로서 양극화·저출산·고령화 등 대한민국 3대 위기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이를 통해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봉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최 지사와 달리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지자체장에 처음 당선됐다. 대선 경선에서 낙선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 도지사로서 재선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 지사는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전 대선 경선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충청은 '윤석열 대망론'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 지사도 영향권에 놓일 수밖에 없다. 양 지사는 전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신제품일 수 있지만 상당히 거품이 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충청권 단체장들로부터 '윤 전 총장을 꼭 저지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