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분기 대출채권 255조…가계대출 3조6천억↑
입력 2021.06.01 06:00
수정 2021.05.31 16:17
주담대 1년 새 4조7000억원 급증
연체·부실채권비율은 안정권 유지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보험사들이 빌려준 돈이 255조원을 돌파했다.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억제되자 서민들이 대거 2금융권으로 몰려간 영향이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국내 보험회사들이 빌려준 전체 여신잔액은 25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8조4000억원 대비 16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의 253조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2조1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보험사 대출채권 증가는 가계대출이 이끌었다. 올 1분기 말 보험사의 가계대출 채권은 12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21조3000억원보다는 3조6000억원, 전 분기 말의123조1000억원과 비교해선 1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44조1000억원에서 1년 만에 4조7000억원 늘어난 48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반면,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65조원에서 63조4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7조3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
올 1분기 보험사가 기업에 빌려준 돈은 130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조원 대비 12조9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의 129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4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대출잔액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올 3월 말 보험회사들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0.18%를 기록했다. 2020년 3월 말의 0.26%와 비교하면 1년 만에 0.08%p 개선된 수치다.
이 기간 주담대 연체율은 0.37%에서 0.19%로 0.16%p 감소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나머지 가계대출 연체율도 1.30%에서 0.89%로 0.41%p 줄었다.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0.11%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 1분기 말 보험사들의 부실채권비율 현황은 0.1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3개월 전의 0.15%와 비교해선 0.02%p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은 고정이하 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눠 계산한다.
가계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1년 전 0.21%에서 0.16%로 0.05%p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대출 부실비율은 0.13%에서 0.17%로 0.04%p 상승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이 급증한 이유로 금융당국의 은행권 주담대 억제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어닥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은행권의 주담대를 죄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2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채권의 급증에도 연체율이 안정적인 이유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유예 조치가 꼽힌다. 대출채권에 대한 상환이 늦춰지고 있어 제대로 된 연체율 산정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건전성 지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응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케 해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