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론조사 파란' 이준석 "대선 승리 절박…윤석열, 입당해 경선해야"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5.13 14:56
수정 2021.05.13 17:55

"여럽게 모은 젊은 세대 지지 유지가 최우선 과제

당내 기득권 타파할 것…연공서열 없는 실력주의

중진이라도 경험 구체화 안 되면 당원 공감 안 해

윤석열, 조기 입당해야…야권 한 데 모여 경선해야"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던 국민의힘이 모처럼 완승을 거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빛났던 조연 중 한 명은 단연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었다.


재보선 승리 이후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며 이제는 당의 주연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이 전 최고위원은 출마 의사 표명 후 관련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2위에 오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3일 진행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4·7 재보선을 통해 어렵게 모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생각해 당대표 도전을 결심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원동력으로 '실력주의를 바탕으로 당내 여러 기득권을 타파하겠다는 메시지'를 꼽으며 "앞으로의 호응도도 높아질 것"이라 자신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전체에 연공서열이나 계파를 없애기 위해 철저하게 실력주의로 가겠다"며 "우리 당에 더 이상 청년이든 여성이든 '할당'이나 '배려'에 의한 당직배분은 없는 수준으로 최소화 할 것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쟁을 통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 설명했다.


전당대회에서 함께 경쟁을 펼칠 일부 중진들이 '경험 부족'을 지적하자 곧바로 맞불을 놔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아무리 나를 견제한다 해도 내용이 들어가지 않으면 단순 비방일 뿐"이라며 "내가 가진 비전이 그 분들의 공격을 받을 이유가 없기에 오히려 나를 홍보해주는 꼴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되며 정계에 입문한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 경력은 벌써 10년이 꽉 찼다. 하지만 아직 원내 활동 경험이 없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재보선의 경우 원외들이 노력해 많은 기획도 하고 실제 성과를 냈다"며 "이처럼 다선 중진이라 할지언정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경험과 경륜이라는 것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당원들은 공감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우려에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새롭게 선발될 국민의힘 당대표에겐 내년 3·9 대선에 나설 야권 후보를 선출할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진다. 새로운 당대표의 행보에 따라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지만 아직은 국민의힘 외부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빠른 입당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야권 외부 주자에게 길은 두 가지다. 하나가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진 후 단일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며 "후자는 외부 후보들에게 리스크가 굉장히 클 것이다. 만약 지지율이 유지가 되지 않을 경우 '단일화'라는 정류장 자체가 없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6월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이후 길어야 한 달 안에 대선 경선의 대략적인 틀을 완성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밖에 계신 분들이 거리낌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당을 개혁하고 경선 룰을 정비하겠다"라며 "누구 하나 불리하다고 느끼지 않을 판을 만들 것이고, 대선에 나가고 싶은 모든 소가 모여 경선 치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 했다.


-당대표 도전을 결심한 이유와 각오는.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어렵게 모았다. 하지만 지금의 다선 중진들이 주도하는 지도부 구성과 그들의 화법 및 소통방식이 젊은 세대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지지율 상실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내년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들의 지지율 유지가 최우선 과제라 생각했다"


-출마 공식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됐다.


"기본적으로 전당대회라는 것은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인데, 다른 후보군의 비전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나. 이준석의 공약은 '실력주의를 바탕으로 당의 여러 기득권을 타파하겠다'는 선명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호응도가 높아질 것이다"


-구체적인 당 쇄신방안은 어떻게 되는가.


"당 전체적으로 연공서열이나 계파를 없애기 위해 철저하게 실력주의로 가겠다. 우리 당에 더 이상 청년이든 여성이든 할당이나 배려에 의한 당직배분 같은 것은 없는 수준으로 최소화시켜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당 대변인 및 전략이나 기획 업무를 하는 실력이 중요한 당직같은 경우 무조건 개방형 경쟁을 통해 선발할 것이다. 당에서 선발 절차를 거친 우수한 인재들이 대변인도 맡고 방송에 나가서 당의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토론 배틀 등으로 당직을 인선하면 남녀노소 어느 누구에게도 불리함이나 유리함이 없을 것이다.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능력이 있어도 돈이 없고 빽이 없어 정치를 포기하야 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당내 중진들로부터 견제가 상당하다.


"사실 아무리 견제를 한다 해도 '내용'이 들어가지 않으면 단순 비방일 뿐이다. 내가 가진 비전이라는 것이 전혀 그 분들의 공격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준석을 홍보해주는 꼴이 될 것이다"


-초선 김웅 의원을 비롯해 신진 세력의 도전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단일화 여부를 비롯한 추후 이들과의 협력 여부는.


"김웅 의원이나 김은혜 의원 등과 따로 단일화 문제로 소통한 바는 없다. 어차피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 제도가 운영되기 때문에 컷오프가 시행되면 자연스러운 단일화 효과가 있다. 컷오프 안에 다수의 신진 후보가 들어가게 되면 그 때 새롭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원외 혹은 원내 경험이 없던 인사가 당대표를 맡았다 실패한 사례가 있다.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는 본인만의 청사진은.


"당의 원내 의원들이 지난 재보선에서 어떤 유의미한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원외들이 노력해 많은 기획을 하고 성과를 냈다. 이처럼 다선 중진이라 할지언정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경험과 경륜이라는 것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당원들은 공감하지 않는다"


-당대표가 될 경우 당내 중진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혹여 발생할 수 있는 간극을 해결할 것인가.


"현재 국민의힘이 채택하고 있는 단일성 지도체제는 간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의 상당한 의사결정을 당대표가 독점해 생산해낸다. 소통이 필요한 부분도 많지만 거꾸로 속도감 있게 바꿔나가야 할 부분 있을 경우 당대표의 권한으로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준석은 토론과 논쟁을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토론과 논쟁을 통해 풀어나가겠다. 단, 일종의 협잡이나 수가 낮은 단계의 공격이 있다고 하면 바로 맞받아칠 것이다"


-영남당 논란이 나오곤 하는데, 지역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전국정당을 만들어낼 복안은.


"우리 당이 대선을 이기려고 한다면 영남의 지지에 수도권의 지지를 더하는 것이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도 가장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 도전하고 있는 이준석의 노하우가 그것을 실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도 서울에 출마한 많은 후보가 낙선했지만 그래도 험지에서 노력했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신환 전 의원, 이준석 등이 당 지지율과 대비해 개인 득표율이 높았다. 그런 사람들이 주도를 할 때 수도권에서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가장 두드러졌던 부분은 광진이라는 가장 어려운 험지에 도전했던 오세훈 시장의 선거 내공과 구로라는 민주당의 강남과도 같은 지역에 계속 당선됐던 박영선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대선에서도 이 같은 부분이 나타날 것이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당내 후보군과 당에 합류할 수 있는 후보군을 정리해 늦지 않은 시기에 통합된 경선을 치룰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재보선 때 봤지만 단일화라는 것이 당내 분열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다만 당 밖에 계신 분들이 국민의힘에 거리낌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당을 개혁하고 경선 룰을 정비할 것이다. 누구도 불리하다고 느끼지 않는 판을 만들 것이고 당에서 대선에 나가고 싶은 모든 소가 모여 경선을 치룰 수 있게 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조기 입당을 주장했는데, 그의 잠행 혹은 외곽 행보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한 복안도 있나.


"향후 국민의힘의 일정을 버스에 비유하자면 정류장이 두 번 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에 외부 주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가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진 후 단일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후자는 외부 후보들에게 리스크가 굉장히 클 것이다. 만약 지지율이 유지가 되지 않을 경우 '단일화'라는 정류장 자체가 없을 수 있다. 첫 번째 정류장의 버스 문을 닫는 시기는 전당대회 끝나고 길어야 한 달 이내가 될 것이다"


-아직 유의미한 수치를 얻지 못 하고 있는 당내 후보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방법은.


"첫 번째 정류장에서 버스의 문을 닫으면 당에서 치열한 경선이 있을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후보 경선처럼 과정 속에 상당한 흥행 요소가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주안점은 우리 당 후보의 장점을 분석하는 데 둬야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은 반부패라는 부분에 있어 굉장한 전문성과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후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과 같은 무상 퍼주기 시리즈로 국민에게 각인된 후보 아닌가. 당내 후보들 중에도 경제나 일자리, 부동산 등 여러 방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많다"


-대선 국면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도 있을까.


"전당대회 과정 중에는 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섣불리 찾아뵙지 않겠지만, 김 전 위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당연히 국민의힘에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해야 한다.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대위의 전체적인 운영에서 김 전 위원장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도 남아있다.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은 바른미래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 번 경험해 본 바 있다. 합리적인 선에서 합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과도하게 사리사욕을 챙기면 안 될 것이다. 어떤 사정이 있든 간에 안 대표의 수준에 맞는 합당한 예우가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에게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할 이유도 없고 박절하게 대해야 할 이유도 없다"


-마지막으로 데일리안 독자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지난 재보선을 통해 전통적 보수가 아닌 새로운 보수를 앞세웠을 때 선거 결과가 얼마나 멋질 수 있는지 모두 보셨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소위 과거 광장에서 있었던 구호를 배제한 상태에서 치러졌음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합리적인 보수 유권자들이 선거 때 어떻게 메시지를 내야하고, 어떻게 열린 마음으로 더 넓은 지지층을 포용해야 하는지 느끼셨을 거라 생각한다. 당의 확장을 촉진할 수 있는 당대표 후보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금의 2030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단순하게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작용이라고 피상적으로 해석하면 그들의 마음이 굳게 다져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누가 나와도 2030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는 순간 그들은 떠나갈 것이다. 적어도 2030의 지지를 다지는 데 있어 적임자는 이준석이라 생각한다. 제가 자만하고 오만해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대선 승리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전체 보수 진영 유권자가 이러한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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