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대선 출마' 응원하러 간 이낙연…與 잠룡 '연대' 움직임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1.05.13 03:20 수정 2021.05.13 09:25

이낙연, 경선 경쟁자 양승조 응원하러 세종行

친분관계 작용한듯…예비경선 이후 겨냥 포석도

'호남' 이낙연, '충청' 양승조와 연대하면 세확장

'충청권 대표주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12일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용진 의원에 이어 두 번째, 현역 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이다.


양승조 지사는 이날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독식 구조를 해체하고 상생과 균형의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며 "지방분권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이 직면한 양극화·저출생·고령화의 3대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 장소 선정에는 세종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라는 점이 고려됐다.


특히 이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함께 '빅3'로 불리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양 지사와는 향후 펼쳐질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쟁 관계다.


양 지사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출마 선언식에 자리한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께서 '양 지사가 출마한다는데 (당연히) 가야지'라며 참석 의사를 밝히셨고, 양 지사님도 (경쟁 관계라는 점은) 전혀 개의치 않고 '흔쾌히 맞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있었던 친분관계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양 지사는 2010년 손학규 전 의원이 민주당 대표일 때 각각 사무총장과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되고 정치적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예비경선 이후를 염두한 이 전 대표의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가 7명 이상일 때 예비경선을 통해 6명으로 압축하게 된다. 현재 민주당에선 '13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소 잠룡이 많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지사, 정세균 전 총리 등 '빅3'를 상수로 놓고 본다면, 남은 3자리 본선행 티켓을 놓고 군소 잠룡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지도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양 지사가 예비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이 전 대표가 양 지사와의 '연대' 등을 통해 본경선에서 충청권 표심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출신으로 확장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정세균 전 총리와 지역 기반까지 겹쳐 고민스럽던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양 지사는 예비경선 통과를 1차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경선 전략에 대해 "지역 정치인으로서 충북·충남·대전·세종에서 확실하게 동의를 얻는 것을 발판으로 삼고 정책으로 차별화해 국민께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호남 패권주의 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중부권이 나라를 경영하는 것도 동서 간의 여러 문제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며 "인구가 많은 곳에서 후보가 되고 저쪽 표를 확실히 얻으면 대통령이 되는데 유리하다는 정치공학적 셈법은 이제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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