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5·18 참배한 송영길 제안에 김기현 당황한 이유는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5.08 01:00
수정 2021.05.08 09:29

'5·18 왜곡처벌법' 연말에 이미 처리됐는데

송영길 "여야가 같이 통과시키자"…또 처리?

김기현 "그것 다 처리되지 않았느냐" 되물어

"처리 다 됐는데 그분이 모르고 한 말씀 같다"

같은날 나란히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권한대행 사이에 해프닝이 있었다. 송영길 대표가 이미 처리된 법을 다시 처리하자는 제안을 던져 김기현 대행을 당황하게 만든 것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7일 오전 5·18 묘역을 참배하고 온 직후 광주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5·18 41주년을 맞이해 우리 당 지도부가 망월동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왔다"며 "오늘 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과 지도부 일행이 참배한 것에 대해서도 환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5·18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도 같이 여야가 통과시키자"며 "5·18 정신이 확실히 우리 대한민국 헌법적 정신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격 제안했다.


이날 송 대표와 김 대행은 한 시간 간격으로 5·18 묘역을 참배했다. 송 대표가 이를 가리키며 김 대행에게 제안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이날 오후 제안을 전달받은 김 대행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행은 이날 오후 전남 무안 남악신도시에서 열린 전남도당 이전개소식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대표의 제안을 전달받자 "그것 다 처리되지 않았느냐"며 "법 처리가 다 된 것으로 아는데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당황했다.


실제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5·18 왜곡처벌법'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이미 통과했다. 송 대표가 이미 법이 처리된 사실을 모르고 김 대행에게 전격 제안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행은 혹시 자신이 착각했는가 싶어 이날 동행한 전주혜 원내대변인을 돌아보며 "그것 처리 안됐느냐"고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전 대변인도 "12월에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김 대행은 "처리 다 됐는데 (송영길 대표) 그분이 모르고 하신 말씀이 아니냐"며 "내 기억으로는 처리 됐다"고 단언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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