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 '키위뱅크' 실적-디지털혁신 견인…신홍섭 대표 뚝심 통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1.05.08 07:00
수정 2021.05.08 21:05

명칭·외양 등 등장부터 차별화…목소리이체·맞춤한도대출 등 '눈길'

'키위뱅크' 플랫폼 이어 차세대 시스템 구축…내년 하반기 완료 예정

"올 연말까지 자산규모 10위 진입 목표…지속성장 시스템 체계 구현"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KB저축은행

KB저축은행이 자체 모바일플랫폼 '키위뱅크'로 대고객 인지도 개선과 디지털 강화, 실적 개선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B금융그룹 막내 격이자 중형저축은행이 가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디지털 채널을 기반으로 전폭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신홍섭 대표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이 지난해 7월 출시한 모바일뱅킹 앱 키위뱅크는 기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방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디지털플랫폼 명칭=그룹사 이니셜'이라는 통념을 깨고 '키위뱅크'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키위뱅크는 착한(Kind)의 'Ki'와 무선·모바일(wireless)의 'Wi'를 따와 착한 모바일뱅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주력한 부분은 카카오뱅크와도 견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의 고도화다. 키위뱅크는 실제 인터넷은행과 같이 영업점 방문 없이도 모바일 상에서 대출심사 등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부터 대출신청, 대출금 수령까지 전 금융서비스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또 외부 환경변화에 유연한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해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대형사들의 전유물로 꼽혔던 TV광고에도 나섰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결국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으면 의미가 없다는 측면에서다. 최근에는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인 김동현 씨를 모델로 기용해 키위뱅크 대표 편의서비스인 '목소리이체'와 'DIY맞춤한도대출' 홍보에 나섰다. 1개월 전 유튜브로도 업로드된 30초 분량의 광고영상 2개는 각각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설 정도로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실제 결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KB저축은행은 키위뱅크 출시 이후 신규 유입고객 수가 앱 출시 전과 비교해 2.5배 이상 늘었고 우량고객 중심 대출채권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대출자산 증가 속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8% 증가한 64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또한 2조원(2조842억원)을 넘어섰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키위뱅크' 대출시스템이 전면 자동화돼 운영 중인 만큼 오류 가능성을 감안해 개인신용평가모델 기준을 기존 대비 엄격하게 적용했다"면서 "때문에 플랫폼 출범 전 대출 과정에서 탈락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했었는데 시행 당일 (대출실행 규모가) 오히려 3배가 늘었더라"라고 설명했다.


'키위뱅크'의 디지털 고도화 행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KB저축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계정계와 고객관리, 정보시스템 등을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디지털 기반의 PI(프로세스 혁신)와 ISP(정보전략계획)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내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고객관리과 마케팅 분석 등에 있어 한층 고도화된 시스템 설계와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신홍섭 대표는 올 연말까지 KB저축은행을 자산규모 기준 10대 저축은행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규모 1위는 11조원대인 SBI저축은행으로, 7~10위권 저축은행은 2조원대 자산을 형성하고 있다. KB저축은행 역시 올들어 2조원대로 진입한 만큼 10위권 진입이 가시화된 셈이다.


이보다 더 큰 목표도 존재한다. 신 대표는 "저축은행 내부 시스템과 직원 역량 등이 모두 시스템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향후 누가 KB저축은행을 운영하더라도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는, 그러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저축은행을 만들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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