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해외결제 불가' 문의 빗발…'해외영문주소 등록' 뭐길래
입력 2021.05.05 06:00
수정 2021.05.05 13:16
신한카드 '해외승인주소 검증서비스(AVS)', 사전고지 없어 고객혼란 초래
결국 재정비 후 다시 시행키로…"미승인결제 피해 등 부정거래 방지 차원"
최근 해외직구나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해외결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말부터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해외결제를 갑작스레 거절당했다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어 그 배경과 해결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부터 해외직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신한카드 해외결제 시 정상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의글이 잇따르고 있다. 카드사 콜센터 문의도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용자는 "직구하려는데 승인거절 때문에 좋은 혜택을 놓쳤다"며 "카드사에 전화문의를 넣어 해결하긴 했지만 고객들에게는 미리 고지가 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해당 카드사는 "최근 해외 온라인가맹점 부정거래 방지를 위해 '해외승인주소 검증서비스(AVS)'를 신규 도입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는 다만 갑작스런 서비스 도입에 따른 일부 고객 불편 문의 등을 반영해 서비스 도입을 당분간 유보하고 시스템 업데이트와 고객 소통 강화 등을 거친 뒤 조만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승인주소 검증서비스'는 해외에서 결제된 카드거래 승인 시 고객이 가맹점에 입력한 청구지 주소와 카드사에 등록된 주소 정보의 일치여부를 카드사가 검증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해당 카드사 고객은 카드사 앱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이 이용하는 배송대행지(배대지) 등 해외영문주소를 등록해야 정상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신한카드의 경우 최대 5개의 주소 등록이 가능하며, 양 주소정보 상 우편번호가 동일하면 된다.
카드사의 이번 조치는 수 년째 극성을 부리고 있는 해외가맹점발 미승인결제 등 사기거래 방지 차원에서 마련됐다. 그동안 개인 계정 해킹이나 카드번호를 무작위로 생성해 유효한 카드번호를 찾아내는 '빈 어택(BIN Attack)' 등을 통해 해외 가맹점발 카드 결제가 시도되는 등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해외 주요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사에 회원 주소 확인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그에 발맞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사실 'AVS 서비스'는 카드업계에서 낯선 개념은 아니다. 신한카드 외에 이미 여러 카드사가 일찌감치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 2010년 이전부터 해당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고,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현재 해당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이달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온라인가맹점의 경우 카드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저장해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일부 보안이 취약한 중‧소규모 해외 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정보 유출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카드사가 금융보안 강화 차원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객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객과의 소통과 신뢰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