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美 중심 공급망 재편 흐름에 전략적 참여 필요”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1.04.29 14:00
수정 2021.04.29 13:01

29일 미국 GVC 재편 정책 전망과 韓 대응 좌담회

중국·유럽 시장 무시 못 하는 한국…미국 협력 필요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9일 ‘바이든 정부 출범 100일,美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정책과 한국의 대응방향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원료의약품·반도체·희토류·전기차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100일간 대대적으로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좌담회에 참석한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실장은 “이번 행정명령의 근본적인 취지는 미국의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와 중국 굴기 저지를 위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재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한국, 대만, 일본 등 동맹국들의 투자와 참여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예상해 본 결과, 중국(-0.35%) 다음으로 한국의 GDP 감소폭이 –0.07%로 컸다”며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한국의 생산량이 –0.18%로 중국(-0.32%) 다음으로 크게 타격 받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이해관계 복잡한 한국 특성을 감안하면 미국 공급망 재편 흐름에 전략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공급망 전략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상품보다 원자재의 이동과 시장중심 생산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처럼 중간재 생산국가들이 시장(market)을 가진 나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며 “따라서 한국주도적 밸류체인 구축 가능 영역이 있는지 우리 차원의 산업구조 재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과 유럽 시장을 대신해 미국에 투자를 집행할 때에는 수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 수요만으로 가동률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투자가 적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희토류 등 주요 자원과 관련해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은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는 언제든 촉발될 수 있는 위협 요소이기 때문에 미국이 과연 쿼드를 통한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성공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한국은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에 기댈 것인지, 미국의 쿼드에 참여할 것인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언급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바이든표 공급망 전략이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Made in All of America)’ 정책의 연장선인 만큼 동맹국인 한국에 적극적 참여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4대 품목에 대한 미국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발표된 2.3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 등 일련의 대규모 산업정책과 일맥상통한다”며 “미국은 필요시 WTO GPA(WTO 정부조달협정) 등 국제무역규범의 개혁도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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