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넷플릭스 협력 언급…“망 사용료는 별개” 선 그어
입력 2021.04.21 16:28
수정 2021.04.21 16:29
디즈니는 웨이브 ‘경쟁자’…넷플릭스 CEO 만나나
KT 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 “3사 공동 조사로 대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넷플릭스와의 협력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했다. 다만, 넷플릭스와 협력을 추진해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는 별개의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사장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 2021’에 참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만 아니면 넷플릭스와 만나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사장은 지난달 25일 SK텔레콤 제37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 가능성 관련 질문에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저한테 시간이 되면 보자고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사장은 이날 역시 “디즈니의 예전 대표와는 협력했는데, 새로운 매니지먼트는 웨이브를 디즈니의 경쟁자로 정의했다”고 말하면서 “지난해 부산에서 만난 넷플릭스 대표는 웨이브의 구성과 넷플릭스 간 제휴가 가능하다고 봤고, 때가 되면 만나자고 했다”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다만, 넷플릭스와 협력할 경우에도 SK브로드밴드와 갈등을 겪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는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사장은 “넷플릭스 망 사용료는 OTT 협력과 별개로 비차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넷플릭스와 협력하더라도 망 사용료에 대해 주장할 것은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문제로 법정 소송을 계속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며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다.
최근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애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에 대해서는 “당연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대해서는 “당연히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아마존 프라임에 K-콘텐츠 드라마가 잘 번역돼 미국으로 가면 상당히 많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KT의 10기가(Giga) 인터넷 품질 저하와 관련해 박 사장은 “인터넷 서비스 속도 문제는 SK브로드밴드의 이슈지만, (통신) 3사가 협력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잘 조사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란은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T의 10Gbps 인터넷 요금제에 가입했으나, 실제 속도를 측정해보니 100메가비피에스(Mbps)로 서비스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와 관련 박 사장은 “파운더리에 좀 더 투자해야 할 것 같다”며 “국내 팹리스들이 많이 요청하는 사항은 PSMC(대만 파운드리 업체) 정도 해주면 국내 여러 벤처가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저는 여기에 공감하고 많은 투자를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