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뛴다-85] 국민내의 ‘트라이’, 김수현 앞세워 토털 라이프브랜드로
입력 2021.03.02 07:00
수정 2021.03.02 09:58
87년 ‘트라이’ 선보이며 업계 1위로
이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
김수현 모델 앞세워 이미지 쇄신 나서
트렌드에 적극 호응 및 온라인 강화 박차
토종 속옷 기업 쌍방울의 대표 브랜드 트라이(TRY)가 ‘토털 라이프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TV광고는 물론 SNS, 유튜브 등 전방위적 마케팅을 통해 MZ세대와 소통 강화에 집중하며,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간 쌍방울이 명실상부 국내 대표 내의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브랜드 이미지 리뉴얼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쌍방울은 고객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유통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를 중심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 “과거 영광 이어간다”…쌍방울, 한 때 재계 순위 51위까지 섭렵
쌍방울은 1954년 전북 이리시 양말 도매상에서 시작해 내의류 도매상으로 확장시킨 대한민국 내의 산업의 태동이라 할 수 있다.
1974년 5억2000만원에 불과했던 쌍방울의 매출액은 1년 만에 6배가 신장하는 저력을 선보였고 3년후, 내수부문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재계에 입성했다.
그 무렵, 쌍방울의 해외시장 진출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중동, 일본, 홍콩 등 각지로 수출을 확대했다. 그 결과 1986년 7월부터 1년 동안 총 2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이런 성과가 인정돼 1987년에는 ‘2000만불 수출탑’,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쌍방울의 대표 브랜드 ‘트라이’는 1987년 출시됐다. 출시된 지 3년만에 국내 패션내의 브랜드 중 최고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를 차지했다.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이는 ‘국민내의’라는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쌍방울은 1993년 22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그룹으로 발전했다. 자산규모는 1조원에 달했으며 종업원 6000여명으로 재계 순위 51위에 도달했다. 그 시절 창단한 ‘쌍방울 레이더스’는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야구단으로 아직도 야구팬들의 기억에 살아있다.
◇ ‘이덕화’ 지우고 김수현’으로…“인지도 효과 ‘톡톡’”
1990년대 선보였던 이덕화 광고로 깊이 각인됐던 쌍방울은 한류스타 배우 김수현을 트라이 모델로 기용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중장년층이 찾는 ‘아빠 속옷’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세련된 ‘오빠 속옷’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쌍방울은 배우 김수현이 가진 젊고 밝은 모습이 트라이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이미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김수현의 건강하고 신뢰도 높은 이미지,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가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와 맞았다는 게 모델 선정 이유다.
2017년 가수 태진아를 트라이 모델로 기용했던 쌍방울로서는 젊은 모델은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많은 소비자는 쌍방울 하면 아직도 90년대에 선보인 이덕화의 엘리베이터 ‘문치기 광고(트라이)’를 떠올린다는 점에 착안해, 이미지 쇄신 카드를 집어든 것이다.
쌍방울은 김수현의 국제적 인지도로 중국 등 해외 사업에서의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주연작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배우 김수현을 자사 대표 브랜드 트라이의 얼굴로 내세운 이후 김수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수현이 트라이 KF94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이 TV광고로 전파를 타자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마스크 구매에 대한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트라이는 최근 단순 속옷을 넘어 토털 라이프브랜드로 진화 중이다. 애슬레저, 홈웨어, 이지웨어 등은 물론 마스크 까지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MZ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인 무신사와 카카오메이커스와의 콜라보 제품을 론칭해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 유통 트렌드 변화에 ‘집중’…“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도”
과거 쌍방울은 7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중점으로 유통 사업을 해왔다. 오래된 역사만큼 고정 고객층을 구축해온 덕분에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변화하는 소비 트랜드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으로 판매 전략 수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 해결 방안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를 추진 중이다. 플랫폼·디지털마케팅 사업부를 신설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B2C몰 트라이샵을 오픈, 11번가·쿠팡 등 오픈마켓에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가고 있다.
김세호 쌍방울 대표는 “전 세대에서 사랑 받는 배우 김수현을 활용해 SNS와 바이럴 마케팅 등을 통한 브랜드 및 제품 홍보도 추진 중”이라며 “MZ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언더웨어를 넘어 이지웨어와 아웃웨어로 제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