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두고 커지는 불신…文, 1호 접종자 되나
입력 2021.02.23 14:36
수정 2021.02.23 14:47
코로나19 백신 26일부터 접종 시작
백신 1차 접종 대상자 93% 맞겠다 했지만…기피자 늘어날 수도
문재인 대통령 "국민적 불신 있다면 접종 마다할 이유 없다"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솔선수범해서 '1호 접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요양 병원, 요양 시설, 정신 요양·재활 시설,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의 접종 대상자를 대상으로 접종 동의안을 조사한 결과 36만6959명 중 93.8%(34만 4181명)가 접종에 동의했다.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게 될 요양 병원 등 요양·재활 시설에서는 의료진·입소자·종사자의 93.6%가 접종에 동의했다.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될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 총 143개소에서는 접종 대상자(5만8029명) 중 94.6%(5만4910명)가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따르면 백신 접종 순서가 오면 바로 맞겠다는 의견이 45.6%, 미루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견이 45.7%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 커지는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 확산은 방역당국이 해당 백신에 대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결정한 데서 기인한다. 방역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에 고령자 참여가 부족했고, 데이터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은 79.4%로 화이자(95%)나 모더나(94.5%)보다 더 낮은 데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해 예방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가 나서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백신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으로는 오한, 근육통, 피곤함, 두통 등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결과를 보면 접종 부위에 통증이나 부기가 나타났고,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도 나타났다.
드물게는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노르웨이나 프랑스 등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 사망자가 나왔지만, 각국 보건당국은 백신과 사망 간 인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다만 나이가 너무 많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가벼운 백신의 부작용도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먼저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백신 접종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난 22일엔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접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백신을 먼저 접종했다. 그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을 차례가 됐을 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먼저 접종한다"며 백신 접종 모습을 생중계로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전 '백신을 맞겠다'고 한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34%에 그쳤지만, 공개 후에는 47%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이 가장 빨랐던 이스라엘 역시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1호 접종자'로 나섰다.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자국민들의 신뢰가 낮을 때였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가 접종했고, 남아공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얀센 백신을 직접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