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타 OTT와 다른 노선…카카오TV, 시간차 유료화 '승부수 될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1.17 09:13
수정 2021.01.17 09:15

카카오TV, 지난해 12월 4일 '아만자' 시작으로 총 6편 유료화 적용

"유튜브·넷플릭스 등 시장 강자와 경쟁하고 맞짱 뜨려는 게 아니라, 아직 충분히 충족되지 않은 고객과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


카카오TV가 도입한 OTT 시장의 선공개 후유료 시스템은, 지난해 9월 카카오TV 론칭 당시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이 한 말을 복기시킨다.


카카오TV는 오리지널 콘텐츠 론칭 3개월 만인 12월 1일, 카카오M이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해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예능, 드라마 등 17개의 프로그램 누적 조회수가 1억 뷰를 돌파했으며, 넉 달 만인 1월 16일 현재 367만 8513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SNS인 카카오톡 안에 플랫폼을 들여온 편리성을 기반으로 콘텐츠 파급력을 입증하고 있다.


탄력을 받은 카카오TV는 지난해 12월 4일 종영한 드라마 '아만다'를 시작으로 현재 드라마 '며느라기', '도시남녀의 사랑법',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연애혁명',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 챕터2'를 일주일 동안만 무료로 공개, 이후에는 500원의 요금을 결제해야 시청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은 구독형 유료 서비스를 시행 중이고 유튜브는 무료 플랫폼 기반 아래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면 광고 차단과 멀티 태스킹을 지원해주고 있다. 카카오TV는 무료 공개 중심으로 하되, 일부 콘텐츠 유료화 정책을 도입, 충성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도시남녀의 사랑법',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개미는 오늘도 뚠뚠 챕터2'는 넷플릭스, '며느라기', '연애혁명'은 웨이브에도 동시 공개되고 있어, 유료로 전환되는 시점에 다른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는 이용자라면 이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닐슨코리아클릭 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OTT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실제 무료로 카카오TV의 콘텐츠를 시청하며 몰입을 방해하는 광고를 감수하는 것보다, 구독 중인 넷플릭스에서 한 회를 끊김 없이 볼 수 있는 넷플릭스가 시청하기 편리했다.


카카오TV 관계자는 "유료로 전환되기 까지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 정책 도입 이후에도 유료화된 프로그램의 조회수가 하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이 경쟁하고 있으며 지난달 쿠팡플레이가 '월 2900원에 5인까지 이용 가능'한 카드로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상륙을 계획하고 있어 OTT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TV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OTT 시장에 새로운 지형도를 끌어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2~3개씩 OTT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유는 플랫폼마다 각기 다른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카카오TV 콘텐츠들은 양질의 퀄리티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일부 유료화 전환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면서도 "일부 유료화 공개를 승부수라고 보기엔 콘텐츠 차별성이 확실한 넷플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긴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카카오TV가 접근이 용이하지만 아직까지 콘텐츠를 시청하기 편리한 플랫폼은 넷플릭스라는 인상이 짙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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