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3.0시대②] 출점 중심에서 배송 전략으로…물류 경쟁력 확보 사활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1.01.12 07:00
수정 2021.01.11 16:09

온라인 유통 시대 핵심 경쟁력은 배송 서비스

작년 네이버-CJ대한통운 전략적 제휴…1위 업체 간 동맹에 업계 관심

이마트, 온‧오프라인 통합 속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난 1년 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대형마트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모바일 장보기가 일상화됐고, 이는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침체로 이어졌다.


온라인 비중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의 핵심 영업 전략도 상권 중심에서 경쟁사 보다 한 발 빠른 배송으로 바뀌었다. 배송이 곧 경쟁력이 되다 보니 물류 업체와 유통업체 간 전략적 협력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 총수들은 올해 경영화두로 ‘변화’와 ‘기회’를 꼽았다. 코로나19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왔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작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비중이 당초 예상보다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지면서 유통가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특히 전 세대에 걸쳐 모바일 장보기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대형마트는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각종 규제에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고객 유입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대형마트는 생존을 위해 온라인으로의 체질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전국 방방곡곡 위치한 매장을 온라인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한 발 빠르고, 신선한 상품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발 빠른 배송을 통해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 전면 대결에 나선 것이다.


대형마트 핵심 경쟁력 ‘가격’→‘배송’, 유통-물류 간 신동맹 시대로


이커머스에 대형마트 최근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업체들까지 온라인 유통에 뛰어들면서 업계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마다 내세운 강점은 차이가 있지만 경쟁력의 핵심은 배송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 경쟁 시절에는 핵심 경쟁력이 ‘가격’이었다면, 온라인 시대에는 ‘배송’이 고객의 소비를 결정짓는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한 셈이다.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와 한 발 빠른 배송을 위해 전문 물류업체와의 이합집산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10월 네이버와 CJ대한통운 간 전략적 제휴는 유통업계에서 배송 경쟁력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네이버는 제휴를 통해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와 풀필먼트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풀필먼트 서비스의 경우 물류업체가 재고관리와 배송까지 모두 도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소규모 온라인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배송 경쟁력이 신규 사업자 유치를 위한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자체 결제 서비스는 물론 가격 비교 정보 등 이커머스나 대형마트에 비해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인프라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최근 신선식품 시장 진출에 이어 협업을 통한 배송 경쟁력 확보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유통 사업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는 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작년 4월 그룹 유통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 데 모은 롯데온 출범으로 전문 플랫폼을 구축한 만큼 배송 경쟁력을 높여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영남권 물류통합센터를 시작으로 내년엔 중부권 메가 허브 터미널과 여주의류통합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3곳 센터 투자비만 약 5500억원에 달한다.


쿠팡과 쓱닷컴은 자체 배송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쿠팡은 작년 10월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며 자체 물량은 물론 외부 물량 배송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쓱닷컴은 모기업인 이마트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쓱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매장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이마트가 강조해온 온‧오프라인 통합 작업의 첫 번째 결과물인 셈이다.


한 곳당 수천억원이 필요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단시간 내 확보하기는 어렵다 보니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이마트 매장을 배송 전진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쓱닷컴으로 몰리는 주문 대응과 동시에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의 고객 유치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