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차세대 소아마비백신 공급…유니세프와 8천만달러 규모 계약
입력 2021.01.07 13:16
수정 2021.01.07 13:16
2022년까지 '유폴리오' 생산능력 2배 확대…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
LG화학이 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차세대 소아마비 백신 공급에 나선다.
LG화학은 7일 전세계적으로 재유행 중인 소아마비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구호기구인 유니세프와 2021~2022년 총 8000만 달러(약 870억원) 규모로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Eupolio)’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폴리오’는 약독화 바이러스(독성이 약해진 바이러스)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없애는 공정을 추가로 거친 차세대 사(死)백신으로 기존 생(生)백신(약한 독성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최근 발생하는 대부분의 소아마비는 생백신을 복용한 아이들의 분뇨 등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식수에 섞여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말 WHO로부터 ‘약독화 사백신(Sabin IPV)’으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구호기구 백신 공급을 위한 필수 심사인 ‘PQ(Pre-Qualification)’ 승인을 받았다.
LG화학은 다음달부터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계 70여 개국에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유니세프 전체 조달물량의 20% 이상을 공급, 단숨에 유니세프 '톱3' 소아마비백신 공급사로 진입하게 됐다.
LG화학은 2022년까지 유폴리오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해 소아마비백신 공급난 해소를 통한 전세계 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생백신에서 사백신으로 접종 전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백신 수급난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 2014년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실제로 2014년 WHO는 소아마비 사백신 공급난으로 인한 바이러스 재유행을 막기 위해 ‘전세계 위기상황(State of Emergency)’을 첫 선포한 바 있다.
LG화학은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임상 제품 생산과 공정 개발을 빠르게 진행했으며 전세계 보건 관련 최대 후원 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LG화학의 역량을 높게 평가해 2017년부터 유폴리오 및 유폴리오 기반 6가 혼합백신 과제에 총 5760만 달러(약 630억원) 규모를 지원해왔다.
LG화학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과 효과적인 임상 및 허가 전략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걸리던 개발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유니세프 등과 범세계적인 협력모델 구축을 통해 LG화학이 소아마비백신 글로벌 주요 공급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감염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번 ‘유폴리오’ 공급을 포함해 총 3개(1996년 B형간염백신 ‘유박스’, 2016년 5가 혼합백신 ‘유펜타’)의 백신을 국제구호기구 등을 통해 전세계에 공급하게 됐으며 현재 추가로 ‘유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6가 혼합백신 임상 2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