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바람나자 둔기로 장인 내려치며 "같이 죽자" 협박한 남편
입력 2021.01.01 22:34
수정 2021.01.01 22:34
아내 불륜에 분노해 폭행·협박 가해
항소심 "장인이 처벌 원치않아"
1심보다 1년 감형, 징역 5년 실형 선고
아내의 외도 사실에 불만을 품고 아내는 물론 장인과 장모에게까지 협박 및 폭행을 가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특수존속협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A(34)씨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1년 감형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아내의 외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아내의 목을 조르고 여러 차례 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장인, 장모에게도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A씨는 휘발유가 담긴 기름통을 들고 처갓집에 찾아가 "같이 죽자"고 협박한 것. A씨는 장인 장모가 탄 차량을 견인차로 들어 올렸으며, 둔기로 장인의 머리와 차량 등을 내려치기도 했다.
또한 아내와 싸우던 중 어린 자녀들 앞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도 죽일 거다"라고 소리 지르며 가위를 꺼내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으로 아내, 장인과 장모, 자녀 등을 상대로 범행했다"며 "처벌 전력이 다수 있어 전반적으로 준법의식이 매우 미약하다"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아내와 장인·장모 등을 폭행·협박하거나 상해를 가하고 자녀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가한 사안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인륜에 반해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지금까지도 죄를 반성하기보다는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며 아내에게 책임의 원인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이 사건 각 범행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현주건조물방화가 예비에 그쳤으며, 장인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1심보다 1년 감형한 징역 5년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