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전연승’ 서학개미 중국 기술주 투자셈법 고심커지나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12.31 05:00
수정 2020.12.30 14:15

국내 개인, 알리바바 매수규모 12월 들어서 급감

中 당국 규제 텐센트, 메이퇀, 징둥닷컴 등 직격탄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대형 기술주와 함께 대거 매수한 알리바바와 텐센트홀딩스 등 중국기술주가 중국 당국의 규제 리스크와 맞물리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자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베팅한 중국 전기차와 정보기술(IT) 종목, 상장지수펀드 등도 위태로운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의 심상치않는 주가 하락에 서학개미들이 최근 이탈속도를 높이고 있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알리바바에 대한 보관규모는 지난 3월(1억8197만 달러)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11월(3억1852만 달러)을 기점으로 12월에 2억5962만 달러로 5890억 달러가 줄었다.


지난달까지 적극적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던 서학개미들이 이달들어서는 매수 규모를 크게 줄였다. 지난 10월 98만달러에서 11월 1억247만 달러로 크게 순매수 규모를 늘렸는데 이달 순매수(5736억원)보다 매도 금액(9416억원)이 더 많아지면서 매도세가 더 크게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정부의 규제 여파로 향후 알리바바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에 반기만에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도 28일(현지시간) 222.36에서 거래를 마쳤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초(310.84달러)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하락했다. 이 기간동안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지난 2달간 300조원이나 증발했다.


중국 규제당국이 지난 24일 알리바바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위해 앤트그룹 계열사를 소환한다고 밝히자 이날 알리바바는 8% 급락세를 보이는 등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의 지분을 30%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 증권 규제당국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가 중심의 기업지배 구조를 문제 삼았고 당국은 마윈의 완전 퇴직을 압박하고 있어 알리바바의 주가 하락세를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1월에 앤트그룹 상장이 취소된데 이어 온라인금융규제와 인터넷기업 반독점법이 나오게 된 것은 알리바바그룹의 수장인 마윈이 공객적인 장소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한 것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여파로 지난달 인터넷 기업의 반독점법이 발표된 이후 이달 14일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과거 인수안에 대한 벌금형이 부과됐고 24일에는 알리바바의 불공정 경쟁에 대한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플랫폼 기업들이 규제 및 감독관리 강화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중국 정부와 기업간의 소통이 된다면 우려는 점진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급락 여파로 헬스케어 플랫폼 대표기업들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텐센트홀딩스, 음식배달기업인 메이퇀, 징둥닷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동반 급락했다.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 규모도 며칠만에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정부 규제의 초점은 알리바바를 포함해 각 산업별로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와 메이퇀 등 인터넷기업의 반독점 행위가 주요 타깃이 돼 연기은 규제안이 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향후 중국정부의 조사 강도와 범위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에 내년까지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과 같은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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