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보다 무서운, 9살때부터 성폭행한 아빠가 곧 출소합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0.12.29 20:15
수정 2020.12.30 08:11

친부로부터 9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쓰레기더미에 파묻혀 사는 20대 여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5일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의 코너 '헬프미 프로젝트'에 "이 소녀를 지옥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코너는 사연을 선정해 의뢰자의 집을 치워주는 청소 기부 프로젝트를 담은 내용이다.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빠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아버지가 출소를 앞두고 집 주소를 물어봤다. 이사를 해야 하는데 쓰레기 때문에 엄두가 안 나 헬프미 프로젝트에 사연을 보냈다"고 밝혔다.


A씨의 집안에는 쓰레기 더미로 가득했다. 방은 물론 부엌, A씨가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침실까지 온갖 쓰레기로 덮여 있었다. 옷장이 있는 방 안에는 책상, 선풍기, 뭔지 알 수 없는 잡동사니들 등이 여기저기 쌓여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다른 방 안에도 이불보 옆에 방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수십개의 상자가 겹겹이 접힌 채 수북하게 쌓여 있다. 상자 안에는 쌀 봉투, 페트병, 비닐봉지, 아이스박스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A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로 쓰레기 더미에서 살게 됐다고 고백했다.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빠에게 성폭행당했다. 그땐 스킨십이 과하다고만 생각했는데 3학년 때부터 밤에 몰래 방에 들어오셨다"고 말했다.


그는 "5학년 때 성교육을 받으면서 이상한 점을 느껴, 엄마한테 말씀드렸다"며 "엄마는 아빠에게 '얘가 요즘 사춘기라 예민하니 조심하라'고 말한 뒤,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고 날 때리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상담사 선생님을 만나 친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놨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친부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친모는 자신 혼자 자녀들을 부양하기 힘들다며 A씨에게 탄원서 제출을 권유했다.


결국 A씨는 친모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형량을 줄여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A씨의 친부는 3년이 감형됐다. 하지만 친부가 교도소에 간 뒤에도 A씨의 고통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A씨는 오빠의 욕망의 대상이 됐다. A씨는 "그전에도 친오빠가 저를 많이 때렸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가슴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되냐'며 성희롱도 많이 했고 성폭행 시도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다 오빠가 군대 가고 엄마와 둘이 살게 돼서 좋았다"며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엄마는 재혼했고, 오빠는 전역한 뒤 저를 다시 때리고 성희롱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방문을 잠갔더니 오빠가 부수려고 하다가 고장 나서 문도 못 잠가 밤에 잠도 못 잤다"며 "오빠는 저에게 '아빠랑 난 연락하고 있다. 너 때문에 아빠가 교도소 갔다. 아빠 많이 늙었는데 안 보고 싶냐'고 했다"고 했다.


A씨는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나가 살 준비를 했는데 오빠가 제 돈까지 갈취했다"며 "엄마한테 말했더니 본인도 힘들다고 오빠랑 화해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친모에게 말하는 것도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맞다가 잘못돼서 차라리 죽었으면 했다"며 "한 번은 코팅기로 맞아서 엄마한테 죽을 것 같다고 말했더니 심각성을 알고 이사 가자고 했는데 오빠가 이를 알고 본인이 이사 가겠다고 해서 나갔다"고 했다.


A씨는 "아버지와 체구가 비슷한 사람만 봐도 숨을 못 쉬는데 친오빠까지 추가됐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그때부터 집 밖에 안 나가고 '쓰레기에 파묻혀 죽겠지' 싶은 마음으로 살았다"고 했다.


A씨의 친부는 출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빠한테 제 집 주소를 물어봤다고 한다"며 "지금 가장 두려운 건 친아빠가 절 만나러 오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본인 입장에선 조두순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A씨는 "(아버지의) 출소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 꿈에 아버지가 계속 나온다"며 "그냥 오빠랑 아빠 안 보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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