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처럼’ 양현종 행보에 고민 빠질 KIA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12.09 16:11 수정 2020.12.10 07:43

해외 진출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KBO리그 잔류한다면 막대한 FA 자금 필요

KIA 타이거즈가 4년 만에 다시 FA 고민에 빠지게 됐다.


올 시즌 KIA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베테랑 양현종과 최형우다. 두 선수 모두 대체할 자원이 없는 핵심 선수들로 2017년 우승 당시 투, 타 양쪽에서 맹활약을 펼쳐준 공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4년 전 그랬듯, KIA는 여러 가지 변수들을 감안한 채 이번 FA 시장을 대처해야 한다.


일단 최형우는 KIA 잔류가 매우 유력한 선수다. 최형우는 KIA 이적 후 4시즌간 매년 MVP급 활약을 펼치면서 성공적인 FA 사례를 남겼다. 다만 내년이면 39세에 달하는 적지 않은 나이와 30억 원에 달하는 FA 보상금 등을 고려할 때 타 팀 이적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구단 측 역시 최형우를 붙잡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최종 계약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역시나 계약 기간과 총액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달려있다. 하지만 구단과 선수 측 모두 계약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해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우의 계약을 완료한다면 눈을 구단 외부로 돌릴 수 있다. 특히 내야수 보강이 시급한 KIA는 A급 FA로 평가받는 허경민 영입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리그 최상급 3루수인 허경민의 경우 KIA뿐만 아니라 확실한 3루 자원이 없는 팀이라면 모두가 군침을 흘릴 자원이다. 즉, 복수 구단의 영입 경쟁이 벌어진다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뜻이다.


자금 동원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KIA 구단이나 허경민 영입전에 참전할 경우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예산 소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KIA는 4년 전 고민에 다시 빠져들 수 있다.


KIA는 2017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선언, 전력 외로 구분한 뒤 최형우에게 사상 첫 100억 원의 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양현종의 이적은 순탄치 않았고 결국 KIA로 돌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자금난에 빠지고 말았다.


양현종 입장에서는 사실상 해외 진출 마지막 기회라 이적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가 않다. 해외 구단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KBO 잔류가 유력한 양현종이다.


양현종이 국내 무대에 남게 될 경우 4년 전과 같이 단년 계약을 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자신에 대한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장기 계약을 원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 4년간 19.79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적립,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였다. 최형우에 이어 양현종까지 지켜야 할 상황에서 허경민 등 외부 FA에 눈길을 돌릴 여력이 있을지, KIA 구단의 전략에 야구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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