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후보자를 보는 불신과 기대...“수요 억제말고 ‘공급’서 답을”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12.07 14:54
수정 2020.12.07 15:56

문재인·김현미의 강공일변도 부동산 정책 계승 예상

전문가들 “새 장관, 남은 1년 반 임기 동안 공급정책 충실히 추진해야”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7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수장 후보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향한 시장의 불신 분위기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새 국토부 장관으로 전국 집값폭등·전세대란 등 혼란한 현 부동산 시장을 ‘공급확대’로 풀어갈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상황이었으나, 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변 후보자는 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여러 방향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취지에 맞게 하겠다”고 밝혔다.


변 후보자는 도시계획·도시재생 등 주택 공급정책 전문가로 손꼽힌다. LH 사장 취임 이후 3기 신도시 사업과 지난 11·19 전세대책의 단기 공급물량 80%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규제보다는 공급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주가 되지 않을까라는 전망도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 변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 오히려 김현미 현 국토부장관의 강공일변도 부동산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변 후보자는 최근 국회 국토위에 출석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낫다. 성적으로 중상 이상은 된다”고 평가했다. 임대차3법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주거복지 측면에서도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시무 7조’를 쓴 부동산 논객 진인 조은산은 변 후보자에 대해 “내가 감히 평가하자면 중상 이상이 아니라 최악을 넘어선 초악(超惡)에 가깝다”고 비난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전 국민이 부동산 정책으로 고통받는 시국에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용기라면 용기”라며 “이런 사람에게 국민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변 후보자에 대해 날선 평가를 보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회사 다니면서 이만큼 최악인 윗선을 못 봤는데 국토부 장관으로 더 올라갔다. 정말 신기한 나라”라는 글이 게시됐으며,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쓰레기차 가니 똥차가 왔다”는 비난을 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이 아닌 부동산 공급 전문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만큼, 규제보다는 공급정책에 방점을 찍어 시장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주택문제를 인위적인 수요억제보다는 공급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한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긍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임 장관은 3년 반 동안의 실패한 부동산정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시장의 왜곡된 반응의 원인을 제대로 살펴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장과 조화와 균형이 맞는 부동산정책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정부는 공급부족은 없다는 그간의 논리를 뒤엎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기조를 바꿨다”며 “새 장관이 남은 1년 반 임기동안 시장현황에 맞도록 공급정책을 충실히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달 개최할 예정이다. 청문회에서는 변 후보자의 방배동 아파트 부동산 축소 신고 의혹,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변 후보자는 올해 3월 공직자 재산신고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129.73㎡)를 1채 보유하고 있으며 공시가격은 5억90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 동짜리 아파트라 최근 거래내역이 없어 정확한 시세 파악은 힘든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변 후보자 아파트 공시가격이 다른 공동주택에 비해 너무 낮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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