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마통'도 브레이크…금리 3%대로 ‘껑충’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0.11.16 06:00 수정 2020.11.13 11:26

시장금리 상승과 우대금리 축소로 금리 상승세

한도 축소·심사 강화로 신규 발급 건수도 감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연 2%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달 들어 3%대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과 동시에 은행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에 따른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해 기본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마통 신규 발급 건수가 크게 꺾였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지난달 마통 평균 금리가 3%대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의 지난 10월 마통 평균 금리는 3.05%로 전월(2.98%) 대비 0.07%포인트 늘었고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2.95%에서 3.01%로 0.06%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64%, 2.58%로 2%대를 유지했다.


이처럼 일부 시중은행의 마통 평균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국고채, 금융채 등의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 마통 기본금리도 오른데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한 우대금리 축소 등의 조치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KB국민은행의 마통 평균 기준금리는 9월 0.73%에서 0.78%로 0.05%포인트 증가한 반면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는 이 기간 1.13%에서 1.12%로 0.01%포인트 축소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역시 기준금리가 0.68%에서 0.78%로 0.10%포인트 뛰었고 가감조정금리는 1.80%에서 1.83%로 0.03%포인트 축소됐다.


은행들의 이 같은 조치로 마통 신규 발급 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마통 신규 발급 건수는 4만1424건으로 전월(6만2920건) 대비 34.1%(2만1496건) 감소했다.


마통은 개인 연봉과 신용등급 등에 따라 부여된 한도 내에서 일정액을 수시로 빌려 쓸 수 있는 대출 통장으로, 사용한 금액에 대해 빌린 날부터 갚은 날까지의 일수에 따라 이자가 부과된다.


그동안 마통은 빚투 열풍과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코스피가 연저점을 찍으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었던 지난 3월에는 마통 신규 발급 건수가 5만9192건으로 전월(4만4260건)보다 33.7% 증가했다.


또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용이 어려워지자 영끌 대출을 해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6월(4만8212건), 7월(4만8376건), 8월(5만4799건) 등 매월 증가폭이 커졌다.


여기에다 가계대출 급증세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연일 경고장을 날리면서 규제 방침을 세우자 막차를 타야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난 점도 마통 인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청약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연봉이 줄면서 마통을 개설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은행들이 고소득·고신용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심사를 강화하고 한도를 줄이는 와중에 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마통 수요가 줄어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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